발트3국에 우크라 지원 승인한 美… 러와 담판 앞두고 동맹규합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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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침공 등 비상상황 대비
‘러 제재카드’ 끌어모으는 美
CIA 국장, 비밀리에 獨 방문
‘노드스트림2’ 폐쇄 강경촉구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미국이 러시아와의 21일 담판을 앞두고 동맹국 규합에 나서는 등 총력 대응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러시아에 가할 수 있는 제재 카드를 끌어모으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군비 보강과 동시에 러시아와 함께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러시아 측 동맹에 사전 엄포 성격의 제재도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강도에 따라 대응 수위가 다를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야기된 논란 수습에 나섰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구(舊)소련 출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소속 발트 3국(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 10만여 명을 배치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다. 이 국가들은 무기 반출 통제 규정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전 국무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가동할 제재 카드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WSJ는 미·러 회담을 앞두고 최근 유럽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앞서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독일을 비밀리에 방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에서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드스트림2의 폐쇄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독일 당국의 운영 승인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노드스트림2를 러시아의 ‘약한 고리’로 보고 있으나 독일은 경제적 이유를 들어 노드스트림2의 폐쇄에 미온적인 상황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군사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벨라루스에 대한 간접 제재에도 착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벨라루스에서 발생했던 외국 항공기 강제 착륙 사건과 관련해 뉴욕 검찰이 벨라루스 정부 관계자 4명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벨라루스는 자국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체포하기 위해 “항공기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거짓 정보를 기장에게 전달해 항공기를 민스크 공항에 비상착륙시키도록 했다. 뉴욕 검찰은 당시 항공기에는 폭탄이 없었으며 벨라루스 당국이 위험을 날조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이 소규모일 경우 개입 여부를 고민할 것’이라는 취지의 전날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에 대해 “소규모 침공, 소규모 국가라는 것은 없다”고 발언하는 등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분명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동하면 침공이다. 이 경우 러시아는 가혹하고 조율된 경제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환·장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