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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24일(月)
‘추위타는’ 전기차…‘히트펌프’로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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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이 떨어지거나 고속도로 주행을 장시간 하면 전기차 배터리의 1회 주행 거리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사진은 ‘히트펌프’ 기술로 배터리 소모를 줄인 기아의 순수 전기차 ‘EV6’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영하 떨어지면 연비 20 ~ 30% 감소… 극복 비결은

엔진 열로 난방 내연車와 달리
배터리 전력 이용해 히터 구동
사용량만큼 주행거리 줄어들어

전장 부품서 생기는 폐열 활용
히터에 들어가는 에너지 아껴
급속충전‘윈터모드’도 유용해


‘전기차는 추위에 약하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최근 전기차 운전자 15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충전 후 주행거리가 평소보다 평균 33.4%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노르웨이에서 전기차 20대로 실제 도로에서 시험한 결과를 봐도 영하 2도 날씨에서는 표준 시험법 대비 평균 18.5% 주행거리가 감소했다. 기온의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4일 “배터리 내부는 액체 전해질로 구성돼 있으며,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양극을 오갈 수 있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기온이 떨어지면 전해질이 굳으면서 내부 저항이 커지게 되고, 그만큼 효율이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에 활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배터리 전력을 이용해 히터를 구동해야 한다. 전기 히터는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데, 히터 사용량만큼 주행거리도 줄어들게 된다. 일부 전기차 또는 구형 전기차의 겨울철 연비가 떨어지는 이유다.

◇전기 누수 막는 ‘히트 펌프’ 활용 =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의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각종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하는 ‘히트 펌프’ 시스템을 활용해 전기 히터 작동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아끼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기아에서 지난해 출시한 순수 전기차 ‘EV6’가 좋은 예다. 19인치 휠을 끼운 EV6 롱레인지 2WD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상온 483㎞, 저온 446㎞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상온(25도)과 저온(영하 7도)에서 각각 측정하며, 저온 주행거리는 히터를 최대한 가동하며 확인한 결과다. 관련 업계는 EV6가 저온에서의 1회 충전 주행거리 저하가 가장 적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V6에 적용된 히트 펌프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전장 부품에서 발생한 폐열을 활용해 액상의 친환경 냉매를 기체로 기화시킨다. 이어 압축기로 압력을 높여 만든 고압의 기체를 응축기로 전달한다. 이를 통해 다시 액체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실내 난방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물이 수증기가 되려면 열이 필요하고, 반대로 수증기가 물이 될 때 열을 발산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배터리 온도 유지 기능도 = 기온이 떨어지면 배터리는 효율뿐만 아니라 충전 속도도 느려진다. 그래서 전기차도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겨울철에는 실내주차장을 이용하는 쪽이 유리하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와 달리 예열이 필요 없으나 배터리 온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EV6와 같은 최신 전용 전기차에는 배터리 온도를 조절하는 ‘배터리 히팅 시스템’이 적용된다. 고전압 배터리 외부에 있는 히터로 냉각부동액을 데워 배터리 온도를 높이면 겨울철에도 급속 충전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EV6는 ‘윈터 모드’라는 이름으로 이 같은 기능이 구현돼 있다. 기아 관계자는 “겨울철 주행 및 충전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전력을 사용하기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감소할 수 있어 급속 충전 직전처럼 필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전기차는 충전 상황에서는 충전기의 전력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충전 중에도 자동차 안에서 대기하면서 히터나 공조 장치를 틀어도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는다. 예약 공조 기능을 지원하는 전기차도 나온다. 출발 시각에 맞춰 설정한 온도로 공조 장치가 작동한다. 배터리 성능을 최적의 상태로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충전량이 20% 이하로 떨어질 때 느리게 100%까지 충전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 장거리 여행 주의해야 = 설(2월 1일) 연휴를 앞두고 전기차 운전하는 장거리 여행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겨울철에는 기온 하강으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는 데다 고속도로 주행 때는 일반적으로 배터리가 더 많이 소모된다. 브레이크를 잘 밟지 않아 배터리 회생 에너지 발생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배터리 회생 에너지는 브레이크가 작동할 때 모터의 회전을 줄여 전기로 변환(충전)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겨울철에는 전기차로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가 도심을 주행할 때보다 연비가 20% 이상 감소한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정속 주행을 지속하면 연비가 올라가는 내연기관 차와 다른 점이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전기차로 설 연휴 장거리 주행을 하려는 운전자들은 평소 대비 20∼30% 주행성능이 감소할 것을 고려해 충전 위치를 미리 계획하고 안전운행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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