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후배인 나에게 각별한 호의 베풀어 주고 인연 이어 온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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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합니다 - 강윤경 선생님

올해 37살 범띠인 내게 벌써 13년 전 일이다. 24살 3월,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햇병아리였던 나를 ‘김아기’라고 부르는 ‘강언니’가 있었다. ‘김아기’는 그 당시 직장에서 가장 어렸던 내게 ‘강언니’가 붙여준 별명이다. 나는 ‘김아기’라는 별명이 싫지 않았다. 아기니까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실수해도 괜찮을 것 같은 면죄부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도 ‘김아기’라는 애정 가득한 별명에 그녀를 ‘강언니’라고 부르게 됐다.

그때 강언니는 나보다 5살 많은 29살. 24살이나 29살이나 무슨 큰 차이가 있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첫 직장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던 내게 5년 경력의 강언니는 신과 같은 존재였다. 언니는 쭈뼛쭈뼛하는 내게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왔다. 나를 보니 자신의 첫 직장생활이 생각난다며 어디서도 배우지 못할 각종 비결(?)을 전수해 줬다.

지금 생각해보면 본인도 많이 바빴을 텐데 나는 후배라는 이유로, 또 사회초년생이라는 이유로 눈치 없이 많은 것을 요구하고 배웠다. 언니는 싫은 내색 없이 공들여 자신의 철학을 알려줬다. 그리고 여전히 그것들이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그녀는 모를 것이다.

첫 근무지에서 언니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 내가 이 일을 지금도 이어가는 것은 사실 언니 덕분이다. 힘들 때도 있지만 일을 하는 순간순간 내 모습에 언니의 흔적이 남아 있다. 나는 언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얼마 전 언니가 내게 베풀어준 호의를 실천하고 싶어서 그때의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에게 최선을 다해 업무를 알려준 적이 있었는데 쉽지 않았다. 그때 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우리는 2년 동안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소중한 휴가를 공유했고, 사고로 친한 동료를 잃고 오랫동안 같이 그리워하며 울기도 했다.

내가 직장을 옮긴 후에도 우리는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났다. 나는 언니가 어려울 때 큰돈을 서슴없이 빌려줬다. 받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만큼 언니가 좋았다.

언니는 자신의 동생이 키도 크고 잘생겼다며 자기가 좋은 시누이가 되겠다며 동생을 소개해주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때마다 나는 별말을 다 한다며 웃었는데 본인의 가족에게 소개해주고 싶을 만큼 언니도 나를 아꼈던 것이라 믿고 싶다.

지금은 예전만큼 연락이 잦지는 않다. 우리의 시간을 나눠야 할 소중한 가족들이 생겼고 나는 결혼을 하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언제 마지막으로 만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니는 여전히 나의 첫 근무지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퇴근 시간을 지키는 쉬운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른 어떤 어려운 일을 할 수 있겠냐’던 유쾌한 부장님의 승진 소식을 알려주기도 하고, 내 SNS에 올려 둔 딸의 생일 파티 사진을 보고 대구 사는 이모가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달라며 아이스크림 선물을 보내기도 한다. 무뚝뚝한 김아기에게 강언니는 변함없이 자상하고 친절하다.

나 나름대로는 고마움을 얘기하곤 했지만, 언니는 늘 그게 그렇게 고마운 일이냐며 자기가 더 고맙다고 하는지라 이런 공식적인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언니의 마음이 항상 고맙고, 언니의 열정을 언제나 응원한다고. 또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만나야겠다고 말이다.

강윤경 선생님! 보고 싶어요!

김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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