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제주 항공편 매진… 심리적 방역 빗장 풀렸다

연휴로 1만여석 증편에도 매진
호텔·골프장·렌터카 80% 예약
최소 20만명 제주도 다녀갈 듯

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지난 일주일간 4830명 증가하는 등 방역 상황이 엄중해지고 있지만, 방역 피로감이 쌓인 시민들의 여행 수요는 끊이지 않는 등 심리적 방역 빗장이 크게 느슨해지고 있다.

24일 대한항공 등 5곳의 항공사 예약 홈페이지에서 29일 김포 출발-제주 도착 항공편을 조회한 결과, 전석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31개 편, 아시아나 41개 편, 진에어 16개 편, 제주항공 20개 편, 에어부산 9개 편 등 총 117개 항공편 예약이 완료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설 연휴 1만600여 석을 증편했는데도 매진 상태”라고 말했다.

제주 호텔, 골프장에 대한 ‘예약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제주지역 특급호텔 객실 예약률은 80%대에 달했고, 렌터카는 70~80%, 골프장은 90%의 예약률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랜드하얏트제주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 1600개 객실 중 1000개 이상 객실의 예약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제주신라호텔은 90%가량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제주시의 한 골프장은 “18홀은 연휴 기간 5일간 모두 마감이고 9홀도 총 3타임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이번 연휴에 최소 20만 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방역 피로감에 제주 이외 지역에 대한 여행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김모 씨는 “설 연휴에 오빠네와 저희 두 가족, 8명이 3박 4일간 강릉 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따로 앉으면 되기 때문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이 방역당국 예상보다 2주 정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번 주에 1만 명, 설 이후 2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2월 중하순에는 3만~4만 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중환자 병상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