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 5년간 삼성·현대차 국내 직원수만큼 줄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15~2019년 18만명 감소
해외고용은 42만6000명 ↑
美·日·獨 제조업 고용 늘어
“국내 투자 환경 개선” 목소리

우리나라의 제조업 국내 취업자 수가 최근 5년간 큰 폭으로 줄고, 해외 고용은 급증해 일자리 해외 유출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강국의 위상이 고용에서부터 흔들림에 따라 핵심기술 개발과 함께 제조업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5∼2019년 제조업의 국내 고용과 해외 법인 현지 고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고용이 해당 기간 약 18만 명 감소(-3.94%)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2020년 국내 직원 수를 합친 수와 비슷한 규모다. 각사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2020년 국내직원 수를 보면, 삼성전자는 10만9490명, 현대차는 7만2020명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는 선박 수주 급감에 따른 조선업종 및 자동차 업종의 구조조정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를 보면 2016년 1월 대비 2020년 1월 기타운송장비(조선 업종 포함) 취업자는 7만4000명, 자동차 업종은 1만4000명 각각 줄었다.

한국의 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동안 일본, 독일, 미국은 각각 3.34%(34만 명), 3.27%(25만 명), 3.08%(490만 명) 증가했다. 이는 각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 기반 강화,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거점 본국 회귀)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한 결과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미국은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제조업 증강법’ 제정 이후 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공급망 회복력 구축, 미국 제조업 활성화, 광범위한 성장 촉진’ 정책까지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사이 한국 기업 해외투자법인의 현지 고용 인원은 42만6000명, 29.4% 증가해 일자리 해외 유출이 심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일본과 미국은 해외투자법인의 현지 고용 인원이 각각 4.9%(21만6000명), 0.2%(1만 명) 줄었다.

이런 여파로 세계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도 줄었다.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의 세계 제조업 생산 통계를 보면 한국의 세계 제조업 생산 비중은 2015년 3.2%에서 2019년 3.0%로 0.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인도는 각각 2.1%포인트, 0.4%포인트 상승했다. 미국과 독일은 0.6%포인트, 0.3%포인트 줄었다. 일본은 변화가 없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국내 제조업 투자 여건이 악화하면서 국내 제조업 고용은 줄어드는 대신 해외 고용이 늘고 있다”며 “핵심기술 개발과 투자 환경에 대한 전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