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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25일(火)
‘지킬’ 김봉환 1500회 무대에…‘시카고’ 최정원 22년간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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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라이온 킹’ 푸티 무쏭고(라피키·왼쪽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의 안젤로 델 베키오(콰지모도), ‘시카고’의 최정원(벨마), ‘빌리 엘리어트’의 박정자(빌리 할머니), ‘지킬 앤 하이드’의 김봉환(댄버스 경). 각 기획사 제공
■ 흥행불패 빅 5 뮤지컬…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기록들

‘라이온킹’ 라피키역 무쏭고
14년째 강렬하게 공연 시작
“막 오를때 언제나 기분 좋아”

‘댄버스경’김봉환 4월에 칠순
‘노트르담 드 파리’ 콰지모도역
델 베키오, 3개 국어 연기 가능

‘빌리 엘리어트’ 할머니 역할
80세 박정자, 여전히 열정적


‘지킬 앤 하이드’의 김봉환 배우는 오는 4월 칠순 맞이와 함께, ‘댄버스 경’ 1500회 출연을 달성한다.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시카고’와 함께해 온 최정원 배우는, 그녀 자체가 이 뮤지컬의 역사다. 4년 만에 내한하는 ‘라이온 킹’에서는 14년 동안 ‘라피키’ 역을 맡아온 전문 배우가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잊을 만하면 또 시작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 이미 ‘가장 성공적인 첫해를 보낸 작품’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오래 사랑받는 공연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알고 보니, 이 공연들 ‘기록 맛집’이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언제나 흥행불패. 지금 공연 중이거나 곧 개막하는, 빅5 뮤지컬의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기록들이다.

◇‘라이온 킹’의 정신적 지주인 주술 원숭이… 14년 차 ‘라피키’가 온다

21개국 100여 개 도시, 1억1000만 명이 넘게 관람했다. 공연 예술의 최정점이라고 하는 이 뮤지컬의 기록을 하나하나 읊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공백을 깨고 재개한 인터내셔널 투어. 이달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 4년 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오랜만의 내한도 반갑지만,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한 실력과 경험을 갖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눈앞에 아프리카의 경이로운 풍경을 펼쳐놓는 바로 그 노래, ‘서클 오브 라이프’를 부르며 공연 시작을 알리는 주술사 원숭이 ‘라피키’. 이 역을 14년째 담당해 온 전문 배우 푸티 무쏭고가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라피키는 밀림의 정신적 지주인 개코원숭이로, 심바를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

리허설에 한창인 지난 24일 라피키 역의 무쏭고는 제작사 에스앤코 측을 통해 “라피키가 프라이드랜드의 동물들을 부르며 막이 시작된다. 이 아름다운 공연의 시작인 ‘서클 오브 라이프’를 부를 때는 언제나 기분이 정말 좋다”고 전해 왔다. 이번 인터내셔널 투어의 프로듀서인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는 “24년째 전 세계에서 공연하고 있는 ‘라이온 킹’이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하나의 배역을 맡은 배우는 드물다. 보석 같은 배우가 펼치는 라피키 공연을 한국 관객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뮤지컬 역사에 여러 이정표를 세운 이 공연에서 또 특별한 점이 있다. 연출가 줄리 테이머는 원작에서 나이든 족장 할아버지 같았던 라피키를 여성으로 바꿔, 뮤지컬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여성 최초 토니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기네스북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첫해를 보낸 작품”

잊을 만하면 다시 나타나고, 끝난 줄 알았는데 또 한다. 한국인들이 그만큼 좋아하고 언제 해도 흥행실패가 없는 공연이다. 다음달 25일부터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앙코르 내한공연을 시작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 초연 당시 200만 명이 관람하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첫해를 보낸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공연이며 프랑스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어로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2월 프랑스어 버전의 서울 공연에선 ‘콰지모도’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를 눈여겨보자. 일명, ‘언어 천재’ 배우.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 3개 국어로 연기와 노래가 가능한 유일한 배우라고 한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은 종교가 지배한 시대,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녀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과 욕망, 갈등과 고뇌를 강렬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담아냈다. 콰지모도뿐만 아니라, 이 작품을 대표하는 로랑 방의 연기 변신도 관람 포인트. 페뷔스와 그랭구아르에 이어 이번 시즌 프롤로 신부 역에 도전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남성 주역 3개 역할을 모두 연기한 최초의 배우가 될 전망.

◇‘시카고’는 그녀의 역사… 30대부터 50대까지 최다 시즌 출연한 최정원

1920년대 환락의 도시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이 뮤지컬은 교도소에 수감된 록시와 벨마, 두 여성이 극을 이끈다.

2000년 초연부터 2021년 열세 번째 시즌(내한공연 제외)까지, 모두 참여한 유일한 배우가 있으니 바로 최정원 배우다.

한국 뮤지컬을 이끈 1세대 배우인 그는 시카고에서만 해도 유의미한 기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일단, 두 주인공 록시와 벨마를 모두 연기한 배우다. 초연 당시 30대 초반으로 록시 역을 맡았던 그는, 2007년부터는 벨마로 분하고 있다. 2007·2014·2015년엔 원캐스트(대체 배우 없이 혼자 맡는 것)로 무대에 오르는 등 벨마 역 최다(서울 공연만 약 500회) 출연자다. 참고로, 록시 역으로 최다 시즌, 최다(약 330회) 공연 기록은 아이비가 갖고 있다.

이 공연은 현재 서울 공연을 종료하고 용인·대전 등 지역 공연을 이어간다.

◇‘빌리 엘리어트’… 소년을 주연으로 키우고, 여든의 박정자를 춤추게 하고

가난한 탄광촌 소년이 런던 로열 발레단에 들어가기까지의 우여곡절과 그 속에서 피어난 가족애, 우정 등을 그린 뮤지컬. 주역인 빌리와 마이클 외에도 ‘발레 걸즈’ ‘스몰 보이’로서 다수의 아역 배우들이 출연하기에, 스토리도 다양하다. 2017년 스몰 보이 중 한 명이었던 성주환은 이번 시즌 ‘마이클’로 변신했다. 아역 배우들 중 유일하게 두 시즌에 참여, 9세에서 13세가 됐고, 무대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는 또 2017년 ‘빌리’로 분한 성지환의 동생이다. 형제가 스몰 보이, 빌리, 마이클 등 남자 아역의 대부분을 섭렵했다.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이 뮤지컬에서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박정자(80) 배우가 춤추며 노래하는 걸 볼 수 있다. 빌리의 할머니 역으로도, 이 작품 전체에서도 최고령 배우다. 빌리의 꿈을 지지하며, 또는 과거를 회상하며 추는 춤과 노래에서 사그라들지 않는 할머니의, 그리고 박 배우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지킬 앤 하이드’… 칠순 김봉환 배우, 올해 1500회 돌파 전망

낮 공연이 있는 수요일과 주말까지 하면 일주일에 9회. 한 달이면 36회다. 이 무대에 빠짐없이 선다는 건, 주연뿐 아니라 누구라도 부담이다. 체력과 목 상태 등 엄격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일이고, 노래와 춤이 필수인 뮤지컬에서 연극에 비해 노년 배우를 쉽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걸 다 해내는 배우가 이 뮤지컬에 있다. 2006년부터 ‘지킬 앤 하이드’의 댄버스 경을 원캐스트로 소화 중인 김봉환(70) 배우다. 댄버스 경은 지킬의 약혼녀인 엠마의 아버지. 2018년 이미 1000회를 돌파했으며,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현재, 김 배우는 여전히 같은 역으로 매일 무대에 오른다. 제작사 오디컴퍼니에 따르면 그의 생일이 있는 오는 4월, 1500회를 달성할 전망이다. 뜻깊은 ‘칠순’ 맞이가 될 것 같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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