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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26일(水)
1시간짜리 화산 폭발에… 페루해변 기름 범벅되고, 美·日 쓰나미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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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 ‘통가화산폭발’ 열흘째 후폭풍

1만㎞ 떨어진 페루 해변 유조선서 6000배럴 기름 유출…어민 삶의 터전 잃고 생태계 치명타 ‘환경 비상사태 선포’

분화 시간은 짧았지만 히로시마 원폭 500배 달하는 대기 충격파 탓 美 하와이 등서 1m 넘는 파도


지난 15일 오후 1시 10분(한국 시간) 남태평양 통가 인근 해저에서 일어난 역대급 화산 폭발의 영향이 열흘 넘게 지속되고 있다. 화산 폭발 인근의 통가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고, 이어 식수 오염과 식량 부족의 재난까지 직면해 있다.

쓰나미 후폭풍은 저 멀리 남미 해변에까지 다다르면서 유조선 사고에 따른 대규모 원유 유출로 페루는 사상 최악의 생태계 재앙을 겪고 있다. 환경 비상사태 선포 속에 페루 어민은 생계난에 직면했고, 사고가 발생한 원유 회사는 역대급 액수의 벌금을 낼 위기에 직면했다. 화산 폭발이라는 작은 나비의 날갯짓 한 번의 결과가 1·2·3차 연쇄 효과를 낳으면서 사실상 전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화산 폭발에 난데없는 페루 해변의 사상 최악 기름 유출 =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페루 정부와 스페인의 에너지 그룹 렙솔은 연일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논쟁의 원인은 지난 15일 남태평양 통가 인근의 해저화산이 폭발했을 때 페루 해안에 높은 파도가 몰아치면서 리마 인근 정유 공장에서 하역 작업 중이던 유조선에서 6000배럴의 기름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피해 지역은 총 21개 해변의 육지 170만㎡와 바다 120만㎡에 이른다. 이를 합치면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과 같다. 유출된 기름은 사고 지점에서 최대 40㎞까지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새들은 기름에 덮인 채 폐사했고 모래사장엔 해양 생물 사체가 널브러져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페루는 세계 최대 어류 생산국 중 하나인데 지역 어민들은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 페루 환경부는 “갑작스러운 기름 유출로 매우 우수한 생물 다양성을 자랑하던 이 지역의 생태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며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페루 정부와 정유 공장을 소유한 기업 렙솔은 책임 공방도 벌이고 있다. 페루 정부는 스페인 에너지 그룹 렙솔에 약 34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화 작업에 대한 비용은 물론 재해로 인해 수입을 잃은 수백 명의 어부와 관광업계 관계자, 식당 경영자 등을 위한 보상금 지불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페루와는 자그마치 1만㎞ 떨어져 있는 통가 인근의 해저 화산 폭발 때문이었다. 이번 폭발은 역대급으로 짧고 강했는데, 1차 충격은 통가에 거의 쏟아졌다. 인구 10만 명의 통가 인구 5분의 4가 쓰나미와 화산재의 영향을 받았고, 3명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의 화산섬은 아예 사라졌다. 나사(미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전 과정을 모두 합쳐도 1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어난 폭발로 서울 여의도에 육박하는 285만㎡의 육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또 통가의 거의 모든 통신선이 끊어졌고 화산 파편이 섬의 식수를 오염시켜 약 10만 명에 달하는 통가 주민들은 식수난도 겪고 있다.

◇대기 충격파로 인한 ‘기상 해일’이 제2·3의 피해 초래 = 나사가 추정한 통가 해저화산 분화의 위력은 10Mt(메가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500배 이상 강력한 것이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분석 결과, 화산 분출 반경은 260㎞였으며 화산재와 증기, 가스가 상공 20㎞까지 솟구쳤다. 일부는 55㎞ 높이까지 닿아 성층권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화산 폭발로 인해 발생한 지각의 흔들림은 규모 5.8 지진 수준이라고 밝혔다. 화산 분출로 인해 발생한 폭발음은 뉴질랜드는 물론 북반구 알래스카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이 때문에 2차 피해를 가져다줄 수 있는 쓰나미 규모도 컸다. 실제로 통가 화산 폭발 당시 환태평양에 위치한 각국에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며, 높은 파도가 관측됐다. 미 하와이 일부 지역과 캘리포니아 등에서 최고 1.3m 높이의 파도가 발생했고 일본에서도 약 1.2m의 파도가 관측됐다. 통가와 멀리 떨어진 남미 페루에도 1m 남짓의 파도가 몰아쳤다.

다만, 이번에는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 당시 정도의 쓰나미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통가 화산 폭발의 경우는 해저에서 대규모 지형 변형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상 해저 화산이 폭발하면 해저 지형이 급격히 변하면서 쓰나미가 발생한다. 화산 폭발로 해저 산사태가 발생해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해당 지역으로 빨려 들어가고, 이에 따라 쓰나미를 일으키는 대규모 파동이 생기게 되는 것.

하지만 이번 쓰나미는 기상 해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쓰나미 전문가인 일본 도호쿠(東北)대 이마무라 후미히코(今村文彦) 교수는 “이번 쓰나미는 해저의 급격한 지형 변화가 아닌 대기로 전파된 충격파에 따라 발생한 기상 해일”이라고 설명했다. 화산 폭발로 발생한 엄청난 충격파가 대기로 전파됐고, 이 가운데 초속 300m 속도로 전파되는 충격파가 쓰나미의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분화 직후 통가 주변부터 차례로 기압이 높아진 사실이 확인됐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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