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 지웠다고 16세 연하 남자친구 34차례나 찔러 살해한 30대女, 항소심서 징역 22년으로 감형

전주=박팔령 기자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연락처를 삭제했다는 이유로 16세 연하의 남자친구를 흉기로 34차례나 찔러 살해한 30대 여성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도 중형을 선고했다.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 김성주)는 26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여·38) 씨에 대해 징역 22년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근래에 무기징역이 선고된 다른 사건과 균형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과 피고인이 범행 당시 처음부터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감형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잠을 자다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며 “주소록에 피고인의 이름이 저장돼 있지 않아 살해했다는 범행 동기는 엽기적이며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6일 오전 11시 45분쯤 전주 우아동 한 원룸에서 남자친구 B(22) 씨의 가슴과 목 등을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범행 전날부터 B 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거주지까지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당시 만취해 잠든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