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데뷔 이후 21년간 복근 유지…첫 사극·악역 도전”

  • 문화일보
  • 입력 2022-01-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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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적2’ 권상우

부상에도 액션 연기 완벽 소화
“나이 들수록 현장 소중함 느껴”


배우 권상우가 데뷔 21년 만에 처음 악역에 도전했다. 오락·액션 장르이긴 해도 사극에 출연하는 것도 처음이다. 26일 개봉한 설 연휴 기대작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해적2‘)’에서다. 고려 말 숨겨진 보물을 놓고 주인공 무치(강하늘), 해랑(한효주) 일행과 팽팽히 대결하는 인물 부흥수 역이다. 뒤로 길게 묶은 긴 머리, 얼굴의 반을 덮고 있는 턱수염과 콧수염, 자객 복장에 칼을 찬 스타일이 조금 낯설다. 그러나 그는 “권상우가 총각일 때는 멋있는 역할도 했지만 이제는 뭔가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미 그동안 과분하게 해외 팬에게도 사랑받았다. 지금은 현장에서 카메라 앞에서 설 때가 제일 행복하다. 나이 먹을수록 더 느낀다”며 활짝 미소 지었다.

액션에 관한 한 권상우는 국내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배우다. 영화 데뷔작 ‘화산고’(2001)나 그를 영화팬들에게 각인시킨 ‘말죽거리 잔혹사’(2004)가 그랬다. 복근이 두드러진 매끈한 몸매에서 나오는 액션이 절도 있고 경쾌했다. 부담스러운 근육질이 아닌, 꼭 필요한 근육만 잘 발달돼 있는 몸에서 이전 한국 배우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줬다.

‘해적2’에서도 그의 액션은 빛난다. 데뷔한 지 21년이 됐지만 복부엔 뚜렷한 왕(王)자가 여전히 선명하다. 게다가 긴 칼까지 쓴다. 빠르고 가벼운 몸놀림에서 액션스쿨 트레이닝 이상의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지금도 매일 몇 시간씩 체력단련 운동을 한다. 신인 때부터 몸에 밴 습관이다. 데뷔 전 대전에서 상경해 서울 이모집에 신세를 질 때도 어머니가 보내준 빠듯한 한 달 용돈 15만 원 가운데 꼭 3만 원은 따로 빼서 헬스클럽에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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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도 권상우의 액션 연기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권상우와의 액션 호흡을 말해달라는 물음에 “그건 제가 말씀드릴 부분이 아니다. 액션에 관한 한 (권)상우 형이 저에게 호흡을 얘기해주셔야 한다. 저는 고수에게 한 수 한 수 배우는 느낌이었다”면서 “저도 그동안 액션을 해왔지만 상우 형의 액션은 감히 국내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악역은 좀 다른 문제다. 권상우는 지난 20여 년간 주인공을 도맡아 해왔다. 액션은 물론 멜로나 코믹에서도 섬세한 감성 연기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천국의 계단’(2003) ‘슬픈연가’(2005) 가 있지 않나. 배용준이 ‘겨울연가’(2003)로 한류스타로 떠오른 것에 뒤지지 않았다. 권상우도 그 뒤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돌며 수많은 해외 팬들을 만났다. 요즘 아이돌 스타들이 하는 팬미팅의 원조다.

하지만 권상우는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은 상태 같다. 솔직한 성격 그대로 뭔가 애써 포장하거나 숨기지 않는다. 한류스타의 환호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 자신이 어디쯤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

“나도 나이가 들었고 노화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걸 잘 관리해서 신체적으로 둔해지지 않게 항상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그리고 작품을 선택할 때는 흥행을 고민하기보다는 내게 맞는 재미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려고 한다. ‘해적2’에 참여한 것도 나는 충분히 열려 있다는 마음으로 접근한 것이다. 다른 작품에서도 좋은 모습이라면 어떤 연기도 마다하지 않을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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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는 데뷔 초부터 높은 인기만큼이나 자주 구설에 휩싸였다. 조폭과의 시비, 일본 몰래카메라 사건, 음주운전 등으로 힘들게 쌓아온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한꺼번에 날릴 뻔도 했다. 그러나 손태영과의 결혼 이후 가족이 늘어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요즘 저보고 친근한 이미지라고 하신다. 하지만 저는 예전부터 친근했다. 하하. 그런데 보는 분들이 이제야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다. 모든 게 결혼하고 아이들이 커 가고 가족끼리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면서 그런 것들이 제게 좋은 작용을 하지 않나 생각한다.”

권상우는 데뷔 초 “건방져 보인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지나치게 솔직한 게 탈이었다. 가끔 불필요한 오해를 샀다. 그러나 연기에서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발음의 문제’를 인정하는 합리주의자이기도 하다.

“사극의 대사 톤이 내 이미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어떤 장르의 어떤 캐릭터냐에 따라 다를 것으로 믿는다.”

권상우는 이번 작품에서 오른쪽 발목 아킬레스건이 파열될 정도로 액션에 진심이었다. 이때의 부상으로 수술해야 했고 한동안 깁스를 한 채 촬영을 마무리했다.

“깁스를 하고 촬영한 부분이 많다. 제작진에게 미안하고 걱정했으나 요즘엔 깁스의 형태가 편하게 돼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다만 부상만 아니었다면 액션을 좀 더 역동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는 여전히 해보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그렇게 멜로, 코믹, 액션을 해왔지만 “더 멋진 액션과 코미디, 멜로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배우 이외에 연출 같은 영역에도 도전해볼 의지도 내비쳤다.

“써놓은 시나리오가 2개 있다. 드라마 시놉시스도 1개 있다. 제일 중요한 건 배우로서 잘 되는 것이겠지만 올해부터는 영역을 넓혀보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영화 소재를 생각하고 만드는 걸 좋아한다. 그동안엔 좀 소극적이었는데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 올해 준비에 들어갈 것 같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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