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견제 동참·한일관계 개선 압박… 차기정부 부담 커질듯

■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결산

안보·경제 등 공조범위 확대속
北은 비서대회 열어 내부 결속

미국이 지난 12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3국의 공조범위를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대중 견제 등으로 넓혀 잡으며 한국에 동참 주문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도 압박하고 나서는 등 오는 5월 출범할 차기 정부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은 경제와 관련해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유사하게, 안보는 호주·영국·미국이 결성한 오커스(AUKUS)와 유사하게 구체적인 원칙들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우리 정부가 북한 관련 대응을 더 주도하지 못하면서 의제가 대중 견제 쪽으로 몰린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한·미·일 회담 후 나온 공동성명에는 기존에 다뤄온 북한 문제 외에 대중 현안이라 할 수 있는 공급망·반도체·핵심광물 협력 등이 한·미·일의 협력 범위로 언급됐다. 특히 중국 견제 측면에서 미국이 한국의 역할 확대를 주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현안, 동맹 문제에 있어 한국이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접근을 하길 원한다는 것으로 미국이 한국에 바라는 바를 어느 정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 측에 추가 대북 관여방안을 제안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종전선언 추진 구상이 사실상 좌초된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얼마나 실효적인 방법일지가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달 하순 노동당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를 평양에서 소집할 것을 예고했다. 미국이 한·일을 규합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한도 당 정책 집행의 기본 단위인 ‘초급당’ 비서들을 소집해 내부 결속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