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 비웃는 택배노조… 12일째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非노조 기사의 항의 CJ대한통운 비노조택배기사연합 김슬기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불법과 폭력을 중단하라”며 파업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시각 민주노총 CJ대한통운 택배노조원들은 “노동자가 주인이다. 우리가 승리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윤성호 기자

정부·정치권·경찰 모두 무대응
非노조기사聯 “위법한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 위협하고 조롱”
파업 중단·대응 촉구 입장 발표

21일 CJ대한통운 비노조 택배 기사들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본사 무단점거 12일째를 맞아 “택배노조가 모든 택배 기사의 밥그릇을 깨부수는데도, 정부는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불법 파업 중단 및 정부의 공권력 집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슬기 비노조택배기사연합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등 대형 유통회사들이 택배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사업확장을 노리고 있는 시국에 (택배노조의) 연대파업 주도로 모든 택배 기사의 밥그릇을 깨부수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노조는 대한민국의 법률 위에 존재하는 집단이 돼 버렸다”며 “(파업으로) 거래처를 잃은 동료 기사, 택배를 제때에 받지 못한 국민,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고 있는 CJ대한통운에 사과하고 당장 파업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무단 점거를 방치하는 정부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의 국민이 위법한 사람들에게 위협받고 조롱당해서야 되겠냐”면서 “정부는 노사 관계 문제라는 현실과 맞지 않는 이유를 대며 불법과 폭력에 일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찰은 택배노조의 불법 점거를 외면하고 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폭력 등 불법행위 발생에 대해선 엄정 대처하겠다”면서도 “쟁의행위 적법 여부 등에 대해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CJ대한통운 측은 “회사의 누적 손실이 100억 원대로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나 경찰이나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답답하고 놀라울 뿐”이라고 밝혔다.

김성훈·김만용·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