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화 “차기 정부, 연금·세제 위원회 만들어 당장 재정개혁 나서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학회장으로 취임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해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을 취할 필요가 있지만 재정은 생산성을 높이는 데 투입돼야 하고, 건전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성호 기자

■ 파워인터뷰 - 한국경제학회장 취임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적극적인 재정 운용 필요하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투입하고
중장기 건전성 함께 신경써야

‘정치적 의사결정이 너무 커져
재정지출 타당성 검증은 약화’
IMF의 따끔한 지적 경청해야

저성장·고물가·고부채 現상황
정부가 대외 위험관리 잘해서
경제 운영 부드럽게 만들어야

‘대통령, 경제 중요하게 여긴다’
메시지 내놓아야 시장도 신뢰

인터뷰 = 박정민 경제부 차장, 정리 = 이정우 기자

온 나라가 대통령 선거로 떠들썩하다. 소위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 간의 피 터지는 네거티브 공방으로, 가뜩이나 지친 국민이 새 대통령을 맞기도 전에 정이라도 떨어질까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코로나19로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 못해 메마른 먼지가 날릴 정도지만 대선 후보들은 당선 시엔 마치 일확천금을 안겨줄 것처럼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내던지고 있다.

‘아무렴 선거판인데’라고 생각하며 그들에게 큰 기대를 갖지 않는 게 상책이겠지만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을 떠올리면 대선을 마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리고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각종 정책을 나열하다 보면 대선을 허투루 치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디 그뿐인가. 미·중 갈등은 물론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진입 등 우리 경제를 위협할 대외 요인도 부지기수다. 3월 9일 대선이 약 한 달 남은 지난 14일, 이런 생각들로 무거워진 머리를 이고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를 찾았다. 그는 지난 10일 52대 한국경제학회장으로 취임했다. 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투전판마냥 재정투입 공약 경쟁으로 변질된 대선판을 바라보는 경제학자의 시각 등 여러 궁금증을 안고 그를 만났다.

―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그리고 부동산의 경우 수요억제정책 등 갖가지 정책이 나왔다. 이들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경제 분야에서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 정책이라고 할 때, (정책이) 그 목표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됐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 경제 성장, 분배의 평등, 안정, 환경, 지속가능 등 모두 중요한 가치다. 그런 부분에 대해 소득주도성장은 얼마나 기여했느냐, 탈(脫)원전 정책은 얼마나 기여했느냐, 규제 중심 부동산정책은 얼마나 기여했느냐를 보면 될 듯하다. 정책 의도는 선했지만 결과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부동산은 부정적인 효과가 심했다. 소득주도성장의 경우 최저임금을 처음부터 과도하게 올려 자영업자와 기업에 부담을 안긴 측면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정책 효과가 미흡했다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재정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높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대응 차원이라는 설명을 반복해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정부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특히 위기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지원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힘들 땐 일자리를 보전하거나 기업이 살 수 있도록 해야 다음에 경제 회복 과정에서 복원력이 생긴다. 그런데 두 가지 측면에서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 이렇게 해서 재정 지출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킨 것은 경제가 좋아지는 시기에 다시 낮춰야 하는데, 너무 급격히 올라가서 앞으로 이걸 줄일 수 있느냐에 대해 사람들이 회의감을 느끼게 됐다. 보통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가 얼마나 되느냐를 측정하는데, 문 정부 시작 당시 40%에서 출발해 이제 51%가 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추계를 보면 2026년에 67%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돼 있다. 굉장히 빠른 속도의 상승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2040년에 100%가 넘는데, 만일 이번 대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을 다 실현하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두 번째, 정부가 재정 확장 정책을 할 때, 특히 우리나라는 복지지출 수요가 많고 고령 인구 증가 속도도 빨라 (재정 확장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재정 지출이 위기 중에도 생산력을 높이는 데 사용돼야 한다. 지원을 하지만 (직업) 훈련 비용으로 줄 수 있고, 학교나 기업들 가운데 잘하는 곳을 골라서 줄 수도 있다.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다 주는 게 과연 미래 생산력 측면에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 당연한 얘기지만 5월에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연금 개혁을 포함한 중장기 재정개혁, 즉 세수를 어떻게 늘릴 것인지, 어떤 부분에서 세금을 감면해줄 것인지, 그리고 연기금 재정 확충 등에 대한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또 정부 지출, 특히 대규모 지출과 관련해 현 정부는 재정 타당성을 검증하는 부분을 매우 약화시켰다. 내가 한 얘기가 아니라 IMF에서 ‘한국은 과거에 비해 대규모 재정 지출 타당성 평가 검증이 약해졌고 정치적 의사결정이 너무 커졌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시점이긴 하지만 그걸 하면서도 재정의 중장기 건전성을 같이 신경 쓸 때에 온 것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종화 교수는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소득과 일자리의 증가, 그리고 분배 평등에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상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가 ‘경제학자로서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조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잠시 안경을 만지며 생각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국민 행복하게 하는 경제정책? 소득·일자리 계속 늘리는 것”

최저임금 등 정책의도 선했지만
검증없이 추진해 반대결과 초래

착한식당보다 맛난 식당 고르듯
정부, 가장 효과 큰 정책 골라야

美기준금리 더 빨리 오를수도
선제적인 위험 관리 중요해져

새 정부, 학자들 비판 잘 듣고
민간주체와 경제 논의 늘려야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와 관련해 세수 확대도 중요하다. 지금은 정부가 지출만 생각하고 있는데, 결국 증세를 언급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재정 개혁은 종합적인 이슈다. 세제 개혁도 들어가고 효율성이 낮은 사업을 줄이는 것도 같이 들어가야 한다. 세제 개혁은 세입을 늘리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 효율성·공평성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법인세·부가가치세·부동산세 등 ‘이걸 어떻게 결합하는 게 좋을지’에는 상당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재정적으로 효율성이 낮은 사업을 없애야 한다. 순전히 정치적인 의사 결정으로 이뤄지고 경제 논리에 맞지 않은 사업은 줄이는 등의 조치가 기금의 건전성 확보와 함께 행해져야 (올바른 세제 개혁이) 가능하다. 세제와 관련해 차기 정부에선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과연 세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라서 세율만을 얘기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사실 소득세도 내지 않는 사람들, 법인세 감면 조치를 받는 기업이 많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위원회, 연금 개혁까지 포함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추진한다면 차기 정부의 엄청난 정치적 유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했는데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나.

“현 정부도 다소 후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일자리를 많이 강조했지만 그 방법은 공공 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었다. 그다음에 노동시장에 직접 개입해 최저임금을 올려 소득 형평성을 강화했었다. 문제는 한국은 외국과 달리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이다. 종업원의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자리가 어떻게 될 것이냐를 생각해 봤을 때, 임금 인상을 통해 기대한 효과와는 반대의 결과(일자리 감소)가 나타났다.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예산으로 일자리를 늘려 소위 ‘좋지 않은 일자리’, 단기 혹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가 많아졌다. 정부가 시장의 어느 특정 분야에 손을 댈 때 그 파급효과는 크다. 많은 변수가 발생하고, 영향을 미친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할 때 위험하다. 예를 들어 부동산 대책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올라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다주택자들이니까 강하게 규제하자’ 이런 의견에 따라 정책을 추진한다고 가정하자. 다주택자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후 나타나는 부작용은 바로 전·월세 임차인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뒤따르지만 사실 대통령은 알 수가 없다. 대통령 주변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람만 있었으니 이런 정책이 나온 것이다. 선의에 입각한 정책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진 않는다. 식당을 고를 때도 ‘주인이 착한 식당’이 아닌 ‘주인이 음식을 잘 만드는 식당’에 가야 하는 것처럼,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기업과 노동을 이분·대립구조로 보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10년 동안 청년을 많이 고용한 곳은 대부분 대기업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대졸자 중 자영업자가 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창업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에 취업한다. 이런 데이터를 갖고 분석하는 게 한국에도 필요하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약 2년 전 시작 당시엔 경제 전반의 붕괴가 우려될 정도였으나 지금은 또 다른 국면에 진입한 듯하다. 거시적 환경 변화가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는가.

“국제적인 상황이 한국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에 모니터링을 잘해야 한다. 사후적이 아닌 사전에 선제적인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4번 정도 1%포인트 이상 오를 것이라 예측하는데,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잘못 대응하면 자산시장, 외환시장에서의 영향이 실물경제에까지 미치게 될 것이다. 한국은 정책 믹스가 중요한데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한국도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올라가는 상황이라 기준금리가 함께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국이 아직 실질금리가 높은 상태는 아니어서 올해 몇 번 인상해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다만 금융이나 자산시장 안전을 위해 가계부채나 부동산 자산 관리를 앞으로 철저히 해야 한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 커 정책을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은 (긴축이라 부르긴 좀 그렇고) 정상화 흐름을 밟을 수밖에 없다. 재정은 꼭 해야 할 것은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당장 재정에 문제가 생기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부채 증가 속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새 정부의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 같다. 새 정부는 어떤 역할을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하나. 학회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 같다.

“가장 어려운 시기니까 (새 정부는) 우선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는 역사적으로 남는 것을 하고 싶어 하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지금 한국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본적으로 저성장·고물가·고부채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 구조를 개선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 잠재력도 확충해야 한다. 부동산 문제를 없애며 불평등도 완화해야 하는데 모든 게 만만치 않다. 한국경제는 대체로 절반 정도는 해외발 충격에 대응하는 것인데, 지금 에너지 가격이 올라가고 있고 국제금리도 인상되는 상황이다. 거기에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문제다. 미·중 간 갈등·충돌도 심각하다. 이런 정세가 미국 중간선거 때까지 완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선 수출시장 1, 2위가 갈등하는 상황에서 살길을 찾아야 하는데…. 특히 한국이란 국가의 경제 규모가 굉장히 크기에 정부가 어떤 정책을 실행해 경제 상황을 확 뒤집기는 어렵다. 예전과 다르다. 과거엔 정부가 많이 주도했지만 이제는 정부가 대외 위험관리를 잘해서 스무스하게만 해줘도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내가 경제를 정말 중요하게 여긴다’는 식의 메시지를 내놓는 것도 중요하다. 민관이 함께 경제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지금은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아무튼 경제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민간 주체들과 자주 얘기하는 모습만 보여도 시장이 ‘아 정부가 경제를 알아서 챙기고 있구나’라는 믿음을 가질 것이다.”

―경제학자 중에선 다음 정부에서 일하려고 대선 캠프에 들어간 사람도 많다.

“정책에 대한 평가는 경제학자들이 배운 것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정책 실행 부분은 경제학자들이 잘하는 분야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학부모들이 중·고등학생을 이렇게 저렇게 교육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교사만큼 잘 가르치긴 어렵다. 물론 더 잘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다. 관객 혹은 평론가들이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할 수 있지만 그들이 영화를 만들지는 못한다. 실행하는 것은 대부분 관료의 영역이다. 학자들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참모의 역할이다. 나는 가끔 ‘악마의 대변자’란 표현을 쓰는데, 전문가는 그들 입장에서 ‘아,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악마 역할을 하지만, 사실 잘되자고 하는 것이다. 조직 내에서 이런 역할을 학자들이 할 수 있다. 아무튼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학자들이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경제학자로서 볼 때, 어떤 경제정책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나.

“국민을 행복하게 한다는 말이 너무 추상적으로 들린다. 실제 국가행복도조사라는 것이 있는데, 그 조사에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내가 만족할 만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소득이 있느냐, 재산이 있느냐, 내게 맞는 일자리가 있느냐, 여가생활을 잘할 수가 있느냐 등등 다 경제와 관련된 것들이다. 한국은 정신적인 만족에서 행복을 찾는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 네팔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다고 한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 산을 보고 저 산에 있는 신이 나를 보호해주는구나 생각하며 행복을 느낀다. 매일 아침 출근에 시달리는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 정치가 우리 국민을 계속 행복하게 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는가? 말로는 국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자기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도 많다. 경제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소득과 일자리가 계속 생기고 분배가 평등하게 이뤄지고, 위기가 오는 것을 막고…. 이런 것들엔 기본적으로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럼 이를 잘하기 위한 팀을 짜야 하고 현상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한국경제학회장 임기 중 어떤 역할을 할 예정인가.

“경제학회는 역사도 오래되고 회원도 상당히 많은 조직이다. 전체 회원이 5000명 가까이 된다. 경제학이 사회과학이니까 경제 현실을 좀 낫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학회가 정치적인 조직은 아니다. 회장은 정치에 대해서는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다만 경제에 대해 잘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제언도 사회가 정치적으로 흘러가다 보니 진영마다 자기 측에 유리하게 해석하게 된다. 나 역시 개인적인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학회 활동 차원에선 좀 더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경제 이론이 윤리적인 판단을 벗어날 순 없어 완전히 정치적 중립을 관철하기도 어렵다. 선거 이전엔 그래서 좀 말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선거가 끝나면 그다음 새로운 정부가 얼마나 나은 정책을 할 수 있겠느냐, 이런 말을 정치적 의사와 관계없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 정책에 대해서는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목표라고 한다면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