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3% 달성도 힘들어”… 경제전망 다 수정해야할 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이주열 총재의 마지막 의사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은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다. 뉴시스

한은 성장률 전망 3.0% 유지속
우크라사태 격화에 조정 불가피
유가 100달러땐 2.8%로 추락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연 3.0%는 기획재정부가 내놨던 3.1%와 0.1%포인트 차이가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면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경제 지표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2022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성장률 3.1%, 소비자물가 상승률 2.2%, 경상수지 800억 달러 흑자를 각각 예상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정부가 내놓은 경제 전망을 모두 수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올해 경제 전망치는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내놔야 할 만큼 변화가 많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한국 경제의 거시 경제 변수에 미치는 영향 중 가장 큰 것은 물가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연평균 100달러에 달할 경우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에는 1.1%포인트 상승 압력이 발생한다. 기재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2%에 1.1%포인트를 더하면 3.3%가 된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120달러로 높아지면 1.4%포인트, 150달러로 높아지면 1.8%포인트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성장률도 급락한다. 국제유가에 따른 성장률 변화치는 연평균 100달러면 0.3%포인트, 120달러면 0.4%포인트, 150달러면 0.6%포인트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100달러만 돼도 기재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3.1%보다 0.3%포인트 낮은 2.8%로 성장률이 추락한다는 뜻이다.

국제유가 급등은 무역수지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경상수지를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에 따른 경상수지 변화에 대해 100달러면 305억 달러 감소, 120달러면 516억 달러 감소, 150달러면 833억 달러 감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장기화나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이 단시일 내에 해소되지 않으면 올해 경상수지는 당초 전망치보다 급감할 것이 확실시된다.

주 실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환경 변화가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할 경우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