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버려진 대장동보따리 입수…‘이재명 승인’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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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긴급 기자회견

“고속道 옆 배수구서 발견 제보
실무 책임자였던 정민용 문서”
성남1공단 분리개발 내용 담겨
李시장 결재 간인도 찍혀있어
첫 입증문건… 증거인멸 의혹

與 “개발이익 환수했다는 증거”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25일 “대장동 개발 핵심 실무책임자였던 정민용 변호사의 대장동 문서 보따리(사진)를 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근 배수구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문서 보따리엔 정 변호사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독대해 결재를 받은 ‘대장동-공단 분리 개발’ 보고서 등이 담겨 있었다.

원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 변호사의 대장동 문서 보따리가 지난 13∼14일쯤 안양∼성남 제2경인고속도로 옆 배수구에 버려져 있던 걸 익명의 제보자가 발견해 입수했다”고 말했다. 50건 이상의 문건이 들어 있는 이 보따리는 속에서 정 변호사의 명함과 원천징수영수증, 개인 신상을 다룬 자필 메모 등이 발견돼 정 변호사가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다급하게 창밖으로 던진 듯 배수구에 떨어져 있는 데다 일부는 물에 젖는 등 훼손돼 대장동 재판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원 본부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의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보고서·결재 문서·자필 메모,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및 재판 대응 문건도 다수 포함됐다”며 “대놓고 증거인멸을 한 정민용 전 팀장은 아직까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 본부장이 공개한 문건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정 변호사가 이 후보에게서 직접 대면 결재를 받은 2016년 1월 12일자 ‘대장동-공단 분리 개발’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성남 1공단 관련 소송 때문에 결합개발이 어려워 분리개발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본 보고서와 요약 부전지 사이에는 이 후보의 시장 결재인 간인(間印)도 찍혀 있다. 지난달 대장동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한모 씨는 대장동 개발과 1공단 공원화 사업을 분리하는 내용을 정 변호사가 이 후보에게서 결재받았다고 증언했지만, 이를 입증하는 문건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연루성을 입증할 핵심 문건이라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원 본부장은 이에 대해 “결합개발이 분리개발로 바뀌면서 실제로 대장동 일당에게 약 2700가구의 용적률 특혜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구당 평균 5억 원에 분양된 대장동 아파트 2700가구가 용적률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분양이익을 가구당 3억 원으로 계산하면 총 8100억 원에 달하는 혜택이 발생했다는 계산이다. 원 본부장은 “대장동 일당의 2020년 10월 30일 이른바 ‘노래방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 씨가 ‘민용이도 100억’이라고 했다”며 이 금액이 해당 결재를 받은 공로의 대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원 본부장이 제시한 자료는 이 후보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개발이익을 공공에 제대로 환수했다는 것을 입증한다”며 “왜 대장동 관련 비리 인사는 온통 국민의힘 출신인지 제대로 해명하라”고 밝혔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