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7개 은행 ‘스위프트 퇴출’…국제 통화경쟁 불붙일 수도”

■ 대외경제정책硏 보고서

중·러 금융결제망 연계 통해
위안화 위상강화 활용 가능성

유럽연합(EU)이 러시아 7개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등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국제 통화 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제 금융결제망에서 퇴출당한 러시아가 중국과의 거래를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이 위안화 위상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경제계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달 말 개최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정민현 KIEP 러시아유라시아팀 부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번 금융제재로 러시아가 자국 내 은행 간 거래에만 국한해 사용했던 금융결제망(SPFS)을 중국의 금융결제망(CIPS)에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국제 금융결제망 출범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미 달러 주도의 ‘일극통화체제’가 부분적으로 도전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에 대한 서방의 금융제재가 이뤄지면서 러시아는 새로운 금융결제망인 SPFS를 도입, 인도·이란·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과 금융결제망 통합을 추진해 왔다. 보고서는 “러·중, 러·중앙아시아, 러·인도, 러·이란 협력관계 강화로 지역 블록화 심화 및 ‘다극통화체제’(currency multipolarity)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이 이번 사태를 위안화 위상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러시아 SPFS와의 연계 등을 통해 중국이 CIPS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중국 내에서도 역내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규모를 늘리고, 위안화의 국제화를 한층 더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러시아가 루블화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적극 활용하려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가상화폐 시세도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날 같은 시간 대비 5% 이상 급등해 4만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