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AI 기술로 영역 확대”… 이통3사 ‘로봇 삼국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K텔레콤과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인 씨메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물류 이·적재로봇’의 모습. SK텔레콤 제공

SKT, AI 물류 사업 본격화에
‘복합방역 로봇 솔루션’ 상용화

KT ‘반려로봇’ 개발 착수하고
돌봄서비스 케어로봇도 준비중

LG유플러스, 병원 약품 배송
자율주행 로봇으로 안전 확보

‘탈(脫) 통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로봇’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하고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로봇 산업은 특성상 초고속 및 초연결 기능을 제공하는 5세대(G) 이동통신 기술이 필수적인 만큼, 통신사들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로봇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SK텔레콤은 이달 초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인 씨메스와 100억 원의 신규 투자를 포함한 AI 로봇 물류 분야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씨메스는 AI와 3D 머신 비전 기술을 통해 로봇 자동화 공정을 혁신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AI 로봇 비전 스타트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씨메스와 ‘AI 물류 이·적재로봇’ 사업을 준비해왔고 이를 통해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비정형 상품을 분류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자사가 보유한 비전 AI 기술과 씨메스의 3D 비전 및 로봇제어 기술을 결합해 ‘AI 물류로봇 공동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용인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5G 네트워크와 실시간 위치 추적시스템(RTLS)을 활용한 5G 복합방역로봇 솔루션을 상용화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비대면 케어 서비스 로봇 ‘Keemi’를 기반으로 용인 세브란스병원에 방역로봇 솔루션을 구축, 24시간 감염관리 시스템 운용에 활용 중이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KT는 현대로보틱스와 함께 대형 공장에 적용 가능한 ‘5세대(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을 선보였다. KT 제공

KT 역시 AI 로봇사업단을 출범하며 관련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KT는 지난 2020년 6월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투자 협력을 체결하고,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로보틱스를 대상으로 5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이를 바탕으로 양사는 같은 해 10월 KT의 기업전용 5G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현대로보틱스 로봇에 접목한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을 함께 선보였다.

KT는 AI 반려로봇(케어로봇)과 자율주행 방역로봇, 서빙로봇 등 다양한 관련 사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실제 KT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어린이와 고령층을 위한 차세대 AI 케어로봇 개발에 착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KT는 돌봄서비스에 집중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케어로봇 도입을 준비 중이며 케어로봇 보급 확대를 포함해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2020년 10월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자율주행 방역로봇 ‘캠피온’을 시범 운영한 것은 물론, 지난해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로봇 우편배송 서비스’를 테스트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서빙로봇도 상용화했다. KT 관계자는 “서빙로봇은 100% 자율주행과 원반형 트레이로 좁은 공간에서도 안전하고 정확하게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한 간호사가 LG유플러스 약제 배송로봇이 배달한 약품을 꺼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폐기물 운반로봇, 자외선(UV) 살균로봇, 사이니지로봇 등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다. 최근에는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통신 네트워크 기반의 자율주행 약제 배송로봇을 공급하기도 했다. 양지병원에서 가동되는 약제 배송로봇은 4층 약제부에서 출발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5∼8층 간호실로 이동하는데, 관제 웹으로 호출 및 이동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로봇 서랍은 암호를 입력해야 열 수 있어 약제 분실 위험도를 낮췄다.

LG유플러스의 약제 배송로봇은 일반 약품은 물론 항암제나 마약성 진통제 등 직원이 직접 운반하면 위험한 약품을 하루 2번 배송한다. 양지병원에서는 약제 배송 업무에 직원 5명을 투입해 왔으나, 이번에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배송 횟수를 늘리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상무)은 “지난해 방역로봇에 이어 약제 배송로봇까지 양지병원이 LG유플러스의 로봇서비스를 도입함에 따라 선진 의료환경을 갖춘 병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며 “양지병원의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의료환경에 로봇을 활용하는 곳이 확산하도록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