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아상, 반 갈라 냉동… 해동해 구워 햄·치즈 넣으면 ‘굿’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남은 빵 보관·조리법

딱딱해진 바게트는 반나절 계란물 담갔다 프렌치토스트로

매일 식탁에 오르는 빵을 사면서도 “아, 남은 빵은 어떻게 보관하지?”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특히 구성원의 수가 적은 가구일수록 끼니에 따라 소진할 수 있는 빵의 양은 줄어들기에 소량으로 포장된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경우 식빵을 2∼3쪽 수량으로 낱개 포장해 판매하는 가게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식사용 빵들을 잘 보관해 맛있게 끝까지 즐길 수 있을까요?

가정에서 주식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하게 되는 빵은 보통 부드러운 식감의 식빵이나 소금빵 혹은 겉이 딱딱하거나 바삭한 캉파뉴나 바게트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빵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한이 하루 정도입니다. 빵이라는 식품은 발효를 마친 반죽이 가열돼 구워져 나온 후부터 노화가 급속도로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빵을 완전히 식힌 후 공기와 차단될 수 있도록 지퍼백이나 유산지로 돌돌 말아 비닐에 잘 담아 냉동 보관하기를 추천합니다. 한 달 정도 냉동 보관하는 동안에 언제든 먹고 싶을 때 실온에 꺼낸 후 한 시간 정도 방치해 뒀다 마른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구워 먹으면 됩니다. 특히 냉동된 빵 덩어리를 빵칼로 자르다 손을 다치기 쉬우니 냉동실에 넣기 전에 한 번 먹을 양만큼 소분해 냉동하기를 권합니다. 집에 빵칼이 없어도 걱정하지 마세요. 요즘은 빵집에서 바로 잘라 포장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전 식빵을 슬라이서에 자르지 않고 통으로 구입하는 것도 참 좋아합니다. 10여 년 전 식빵을 두툼하게 통으로 잘라 속을 파고 파스타를 담아 먹거나 버터를 더한 토스트로 구워 생크림을 올려 먹던 추억을 떠올리곤 하거든요.

계량제를 첨가하지 않고 만든 빵은 겉이 쉽게 마르고 식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먹을 만큼만 사게 되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가장 맛있는 순간에 손으로 뜯어 먹는 빵의 감촉은 더할 나위 없는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늘 바로 구입한 빵만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바게트는 딱딱해지는 경도가 높아서 반나절 정도 계란물에 푹 담가 뒀다가 프렌치토스트로 구워 먹게 되는데, 이때 꿀이나 메이플 시럽을 더하면 표면이 캐러멜라이즈화해서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 그리고 바게트의 고소함이 극대화됩니다. 식빵으로 만든 포근한 프렌치토스트도 좋지만 조금은 질깃하고 고소한 바게트 프렌치토스트도 무척이나 매력이 있답니다. 크루아상의 경우에는 빵집에서 싸준 유산지 봉투 그대로 지퍼백에 넣고 공기를 약간 넣어 볼륨감을 유지한 채 냉동실에 넣어 둡니다. 그러면 바서지지 않고 나중에 해동해 오븐이나 마른 프라이팬에 데워 먹기에 좋은 상태가 됩니다. 크루아상은 반으로 미리 갈라 냉동했다가 해동해 구운 후 그 사이에 햄이나 치즈, 스크램블드에그를 넣어 먹으면 아주 고급스러운 브런치 플레이트가 완성된답니다.

여러 종류의 빵 보관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갓 구워낸 빵을 사 올 때 그 온기가 사라질 때까지 봉투를 연 채로 보관하고 소분해 냉동 보관한다는 원리입니다. 빵은 냉장실이 아니라 냉동실에 넣어야 한다는 점을 절대로 잊지 마세요.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