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ET 테마곡 작곡… 가장 핫한 ‘클래식계 노신사’

■ 이 남자의 클래식 - 존 윌리엄스

뉴욕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18세때 대학서 현대음악 배워
공군 입대후 한국전쟁 참전도

거장 스필버그·루커스와 작업
아카데미 등 많은 음악상 받아
“향후 지휘·클래식 전념” 선언

90세의 노신사가 빈 필하모닉의 포디엄에 올라선다. 그의 지휘봉과 함께 ‘빰 빠빠 빰 빰 빠빰∼’으로 시작되는 영화 ‘스타워즈’의 메인 테마가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자아낸다. 작년엔 베를린 필을, 올해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빈 필을 지휘한 이 노신사는 최근 클래식 음악계의 핫한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영화 ‘스타워즈’ ‘ET’ ‘해리포터’의 작곡가이자 현대 음악가이자 지휘자인 존 윌리엄스(1932∼)다.

윌리엄스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미국 CBS 라디오 오케스트라의 타악기 연주자였기에 음악적인 환경에서 자란 그는 6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18세가 되던 195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입학해 이탈리아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마리오 카스텔누오보테데스코를 사사한다. 1952년 그는 미 공군에 입대해 군악대의 음악을 편곡하고 지휘했으며 한국전쟁에 참전한 이력도 있다.

전역 후 그는 뉴욕의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해 러시아 출신 피아노 교수인 로지나 레빈에게 1년간 피아노를 사사한다. 졸업 후 뉴욕의 클럽에서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던 그는 자연스럽게 영화 음악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첫 영화 음악은 26세였던 1958년 ‘대디-오(Daddy-O)’라는 경주용 자동차 코미디 영화였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편·작곡 문의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1967년 ‘인형의 계곡’으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오르고 2년 뒤인 1969년엔 ‘굿바이 미스터 칩스’와 ‘리버스’ 두 작품으로 역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며 할리우드의 주류 음악가로 등극하게 된다.

그리고 39세가 되던 1971년, 그는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이 솔로를 담당한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으로 첫 번째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게 된다.

1974년에는 거장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슈거랜드 익스프레스’란 작품에서 첫 작업을 시작해 이후 ‘죠스’ ‘ET’ ‘쉰들러 리스트’ ‘쥬라기 공원’ 등 스필버그의 거의 모든 작품의 음악을 담당했다. 또 다른 거장 감독 조지 루커스를 만나면서 그는 영화 ‘스타워즈’로 1978년 아카데미상과 그래미상 모두를 거머쥔다. 이 작품에서 그는 레아 공주의 테마로 현악기와 관악기를 사용하고, 악당 다스베이더의 등장에는 호른을 위주로 한 금관악기를 사용했는데, 이는 바그너가 오페라에서 등장인물에게 특정 선율을 부여해 암시와 감정의 증폭을 일으켰던 클래식 기법인 ‘유도동기(Leitmotif·라이트모티프)’를 도입한 것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영화들인 ‘인디아나 존스’ ‘슈퍼맨’ ‘라이언 일병 구하기’ ‘해리포터’ 등의 음악도 모두 그가 남긴 작품인데, 그는 자신의 모든 영화 음악에 전자음악이 배제된 관현악만을 고수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영화 음악은 작곡하지 않고 지휘와 클래식 음악 작곡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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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곡 영화 ‘쉰들러 리스트’ 메인 테마

1993년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메인 테마곡이다. 거장 유대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이츠하크 펄먼이 직접 녹음에 참여한 작품으로 존 윌리엄스에게 다섯 번째 아카데미 음악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어둡고 무겁게 깔린 전주가 흐르면 느리고 애잔한 바이올린 선율이 뒤따른다. 극의 내용과도 같은 애통한 악상은 처절히 절정을 향하다가 다시금 쓸쓸히 스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