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에 햄·샐러드 더하면 한끼 식사 든든… 냉동 보관땐 반으로 가른후 비닐랩에 넣어야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베이글

요즘의 디저트 트렌드를 살펴보면 제과나 제빵의 기본 아이템에, 기호에 맞는 크림이나 충전물을 더한 제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콘이나 번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베이글이라는 빵입니다. 베이글 안에 햄이나 연어 등을 넣어 만드는 샌드위치부터 다양한 맛을 더한 크림을 가득 채운 크림 베이글까지, 진화하는 2022년의 베이글은 놀라운 비주얼을 자랑하기도 합니다.

중세 독일어에서 ‘반지’ 또는 ‘고리’ 등의 뜻을 지닌 단어에서 시작됐다는 베이글은 동그란 구멍이 가운데 뚫려 있는 고리 모양의 빵입니다. 보통 길게 밀어낸 반죽을 이어 반지 모양의 형태를 완성하고 발효시켜 물에 데쳐낸 후 오븐에 구워 완성하는 과정으로 만들어집니다.

베이글은 19세기 후반 동유럽의 유대인 이주민들을 통해 미국 뉴욕과 캐나다 몬트리올을 기점으로 대중화됐습니다. 이 두 도시의 베이글은 만드는 스타일과 과정에서 차별화가 됩니다. 뉴욕의 베이글은 큼직한 사이즈에 볼륨도 훨씬 풍성하게 부푼 모양입니다. 앞서 말한 ‘둥글게 만든 반죽을 끓는 물에 데쳐 오븐에 굽는 레시피’가 뉴욕 스타일입니다.

뉴욕 스타일 베이글에 비해 몬트리올 스타일 베이글은 자그마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대신 가운데 뚫린 구멍의 크기가 큰 편이라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심지어 반죽에 계란을 더한다는 레시피의 차이도 있습니다. 또 몬트리올 베이글은 완성된 반죽을 뜨거운 꿀물이나 설탕물에 데친 다음 나무화덕이나 돌화덕에 구워낸다는 점을 특징으로 합니다. 속살의 조직감이 더 촘촘하고 반죽 위에 깨 또는 포피시드(양귀비 씨)를 올리는 것 또한 특징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코끼리 베이글’이라는 곳에서 화덕에 구워내는 몬트리올 스타일 베이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다양한 플레이버의 베이글을 선보이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과 ‘노티드’ ‘다운 타우너’ 등을 운영 중인 GFFG가 오픈한 ‘애니오케이션’이라는 베이글 샌드위치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베이글은 크림이나 샌드위치로 발전시키기 좋은 기본 빵입니다. 미국에서도 냉동실이나 실온에 넉넉히 보관해 두면서 토스터에 데워 크림치즈를 발라 먹기도 하는데 요즘 한국에서는 다양한 토핑과 햄, 채소 샐러드 등을 더해 비주얼이 좋은 브런치 플레이트로 완성하기도 합니다. 다만 집에서 먹기 위해 냉동실에 보관하려면 넣기 전에 미리 수평으로 반을 가른 후에 개별로 종이에 싸서 비닐랩 등에 넣는 것을 추천합니다. 얼어있는 빵은 보통 실온에 1시간 정도 놔두면 자연스레 폭신한 식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를 살짝 토스터에 굽거나 마른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데운 후 누구나 쉽게 원하는 재료를 더해 든든한 한 끼의 식사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크림치즈에 다진 양파나 허브 등을 더하거나 건크랜베리 또는 블루베리 같은 건과일과 잼을 같이 섞어 맛을 진하게 낸 후 이 잼을 듬뿍 발라먹는, 그야말로 나만의 취향을 담은 베이글을 즐길 수도 있고요.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