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금보성, 아마 잘될 거야, 160×130㎝, 아크릴, 2021(우제길미술관 출품작)
지난해 봄 마당에 심은 플라밍고 샐릭스의 새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꽃보다 매혹적인 핑크빛 잎새로 무성해질 것이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무언의 사랑’이라니, 그 꽃말이 얼마나 고상한가. 올해는 울타리 밑에 목수국을 몇 그루 심을 생각이다. 전원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라면 이게 아닐까.
꽃에 의미를 부여하는 꽃말의 문화는 동서고금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우리의 민화는 길상을 비는 차원에서 많이 활용됐다. 한글 조형화에 힘써 온 작가 금보성이 ‘민화’에 눈을 돌린 것도 그 어느 때보다 길상이 절실해서다. 험하고 고단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라도 건네고 싶은 것이다.
삼라만상의 본질과 디지털 원리를 간직한 기하학적인 꼴의 자모들이 무중력 공간에서 흥겨운 율동을 시작하고 있다. 현대적 감각으로 구성된 한글 자모와 알로카시아의 조합이 산뜻하고 따뜻하다. 구성 자체로도 족하지만, 소담하고 생기 돋는 자태의 꽃이 던진 화두를 음미해 본다. ‘아마 잘될 거야’.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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