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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2년 03월 24일(木)
“韓, 바이오의약 기반 탄탄… 빈국의 백신 자급 이끌 ‘티칭 허브’로 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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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한국의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선정 이유와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바이오의약품 생산 세계 2위
코로나 백신 5종 위탁생산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통해
중·저개발국들에 노하우 전수

미래 감염병 예방·확산 방지
백신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


인류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첨단 의학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신종 감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해결해 준 것이 백신이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오의약품인 백신은 일반적인 약품과 달리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개발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성공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조차도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고급 기술이다. 이로 인해 첨단 인프라와 고급 인력이 부족한 중·저소득 국가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년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미접종자들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다. 이러한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23일 한국을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했다. 우수한 바이오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교육 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training hub)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역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는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IVI)의 제롬 김 사무총장을 지난 16일 서울 관악구 관악로 IVI 본부에서 만났다. IVI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주도하에 1997년에 설립된 비영리 국제기구로, 세계 공중보건을 위해 백신을 발굴하고 개발하며 보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WHO의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가 정확히 무엇인가.

“코로나19 위기과정에서 인류는 백신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보다, 전 세계에 백신을 고르게 보급할 수 있도록 제조하는 게 더 어려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WHO는 COVAX를 통해 2021년 말까지 저소득 국가에 백신 20억 회분을 배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10억 회분 미만에 그쳤다. 목표의 50%도 안 되는 양이다. 부유한 국가들은 백신 추가 접종도 가능하지만, 빈곤국과 저소득 국가에서는 현재까지 80% 이상이 백신을 접종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WHO는 세계 각지에 제조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첨단 기술을 습득한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이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IVI는 초기 훈련을 맡아 이들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제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수준으로 이끌고, 한국 정부도 바이오 인력을 위한 훈련시설, 주거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이 허브로 지정된 이유는.

“한국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중·저소득 국가에 m-RNA 제조, 공장 설립, 공장 내 작업 기술 이전 등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계산해야 하는데, 한국 정부는 이미 사용 가능한 훈련 시설을 가지고 있다. 또 한국에서 유치한 IVI는 이미 백신 기술 이전 작업을 진행하는 등 백신 기술 교육 경험이 있다. WHO는 그동안 IVI와 한국의 파트너십이 매우 우수하며, 신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전 세계 2위 규모인 연간 60만ℓ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가지고 있다. 또 한국은 5종의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경험이 있고,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임상3상 진행 중)도 진행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백신 생산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바이오 전문가는 어떻게 교육되고 양성되나.

“백신을 만드는 것은 일반적인 약을 제조하는 것과 다르다. 백신은 살아 있는 생물의약품이다. 그래서 제품 제조 단계는 매우 엄격하고 복잡하다. 예를 들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m-RNA 백신 과정에는 5만여 개의 절차가 있다는 말이 있다. 각 단계는 정확하게 관리되고 시행돼야 한다. 이러한 작업이 안전성과 품질 등 표준 운영 규범에 따라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절차 등에 대해서 교육을 받는다. 동시에 바이오 의약품 규제도 매우 중요하다. 세계의 기업들은 모두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영국의약품규제당국(MHRA) 등과 같은 규제 기관으로부터 안전성과 품질을 국제적인 표준에 따라 승인받는다. 이러한 디테일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해서도 학습한다. 실제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따르지 않고 의약품이 나오면 최종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대기업조차도 매우 어려워하는 일이다.”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활동으로 한국이 얻는 게 있다면.

“무엇보다도, 대유행 기간 인류가 배운 것 중 하나는 백신 안보다. 또 한 국가의 보건 안보는 세계의 보건 안보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이 중·저소득 국가에서 온 인력을 훈련시키는 데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자국의 백신 생산 활동이 새로운 유행병의 빠른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미래의 세계를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코로나 변종 발생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의 산업적 측면에서도 기회다. 한국은 이번 활동을 통해 백신 개발에 관심이 큰 글로벌 기업, 기관,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백신 산업이 더 성공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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