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ICO·비과세 확대 구체화 착수

■ 尹공약 제도화 방향 주목

인수위 기획위, 분산된 정책 통합
원희룡 위원장 가상화폐 큰 관심
윤창현 위원 관련 입법 적극적

투자자 보호장치 강화 동시에
산업 제도권 안착 무게 둘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웠던 가상화폐 활성화와 관련,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거래소 발행(IEO) 방식을 통한 국내 가상화폐발행(ICO)과 비과세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 그리기에 착수했다. 인수위는 가상화폐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경제 분과가 아닌 기획위원회 차원에서 다룬다는 방침인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특히 원희룡 기획위원장이 직접 관련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획위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가상화폐 관련 입법에 적극적이었던 인물로 꼽힌다.

가상화폐업계가 주목하는 윤 당선인의 핵심공약은 △가상화폐 양도소득 5000만 원까지 면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및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 △국내 ICO 허용과 IEO 도입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활성화다. 이 중 ICO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와 유사하게 가상화폐를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2011년부터 ICO를 전면 금지했는데 윤 당선인은 가상화폐거래 전문은행 제도를 시행해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한 뒤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상화폐 비과세 문제도 핵심 사안이다. 현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가상화폐로 250만 원이 넘는 수익을 낼 경우 20%를 세금으로 내도록 할 계획이었는데, 윤 당선인은 주식양도세 과세 기준과 동일하게 5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낼 경우 과세하는 방향으로 공약을 세웠다. 오는 6∼7월 관련 세법 개정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가상화폐 공약에 여러 부처가 관계됐기 때문에 개별 분과가 아닌 기획위에서 해당 사안을 다룰 가능성이 크다. 현 정부에서도 가상화폐 관련 정책은 기획재정부(과세정책), 금융위원회(가상화폐거래와 소비자 보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진흥), 교육부(디지털 인재 양성)가 다루고 있고, 국무조정실이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원 위원장은 평소 가상화폐 문제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당내 가상화폐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가상자산기본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원 위원장이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직접 챙기는 가운데 입법 경험이 풍부한 윤 의원의 의견이 크게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의 가상 화폐 정책 방향이 블록체인·가상화폐 업계를 사실상 산업으로 인정하면서 제도권 내로 안착시키는 데 맞춰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시가총액 55조 원 규모로 투자자만 770만 명에 달한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