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생도 시절 이모님의 따뜻한 밥상 아직도 잊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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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립습니다 - 최자원 여사(1950~2009)

100세 시대에 최자원(오른쪽) 이모님께서 더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느님이 일찍 데려가신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천사가 부족해 귀중하게 쓰이기 위해서인 듯하다. 왜냐하면 이모님은 생전에 기독교 신자였을 뿐만 아니라 맑고 고운 영혼의 소유자셨고 남을 위한 배려심과 정이 유난히 많으셔서 살아있는 천사라 생각됐기 때문이다.

이모님과의 인연은 이모님 큰아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연스레 시작됐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내가 공군사관학교 생도 3학년이었던 시절 소년한국일보 비둘기 기자단원들이 방문해 1주일간 생도 생활 체험(1명의 생도가 어린이 기자 7명과 함께)을 했다. 이모님의 큰아들은 나와 같은 방에서 생활했는데, 7명 가운데 눈빛이 가장 총명하고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단원에게 배려심이 많았던 비둘기 기자였다.

불가(佛家)에서는 잠깐 옷깃만 스치는 인연도 전생에 몇만 겁의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하듯이 체험교육 수료 후에도 큰아들과의 인연은 편지 왕래와 만남을 통해 40년의 세월이 흘러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시골 출신이라 서울에 외출을 나가도 갈 곳이 마땅찮아 가끔 휴일에 이모님 집을 방문하게 되면 이모님께서는 항상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고 맛있는 요리를 해주시는 등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지금도 그 맛과 고마움을 잊지 못해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놀라운 사실은 이모님이 하늘나라에 가신 후 남편 조영원 님의 고인에 대한 애틋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부인이셨던 최 여사님이 하늘나라에 가신 지 10여 년이 훌쩍 지나갔는데도 여전히 잊지 못하고 가슴 깊이 사랑하고 그리워하시는 것 같다. 최 여사님으로부터 느꼈던 한없이 깊었던 사랑과 따뜻함으로 채워진 그리움의 자리를 그 누구도 채울 수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이모님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셨는데, 모두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다. 큰아들은 해외 호텔업계에서, 둘째 아들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인자하고 예쁘신 어머니를 똑 닮은 딸은 예술(음악)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아마 오늘도 이모님은 천상에서 빙그레 미소를 지으시며 가족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고 계실 것이다.

이모님! 40년 전 생도 시절에 베풀어주셨던 따뜻한 정에 진심으로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그 덕분에 저는 국방대 교수를 모두 마친 후 대령으로 전역해 지금은 북한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남편이신 이모부님이 하늘나라에 가실 때까지 편안하게 영면하십시오. 그리고 이모님, 늘 감사했습니다.

이준희 전 국방대 직무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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