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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OTT 전성시대
- 오스카 수상 등 ‘메인 플랫폼’ 부상… 토종업체도 ‘K-콘텐츠’ 업고 도전장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상식서
애플TV+ ‘코다’ 작품상 화제
넷플릭스 제작비, 韓평균의 5배
디즈니+, K콘텐츠 라인업 확대
한국시장놓고 글로벌업체 경쟁
‘오징어게임’ 등 전세계적 인기
지상파·종편, OTT약진 위기감
자체 플랫폼 등 변화에 안간힘
토종업체들 “국내시장은 한계”
티빙, 라인 파트너로 日 진출
왓챠, 웹툰·음악 등 영역 확장
바야흐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전성시대다. 전 세계적 인기를 끈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배우 윤여정, 이민호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파친코’, 직장인들의 큰 공감을 얻은 ‘술꾼 도시 여자들’, 일반인 남녀가 출연하는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 제주에 사는 이효리가 서울에 오면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웹 예능 ‘서울체크인’ 등 특정 플랫폼이나 장르를 가리지 않고 OTT가 화제의 중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OTT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콘텐츠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물론 전략적 협력, 해외 진출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OTT의 약진으로 지상파나 인터넷TV(IPTV) 등은 위기다. 영상 콘텐츠 소비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굳힌 OTT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1. 글로벌 및 국내 OTT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장기화 등 여파로 OTT 산업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1100억 달러(약 133조8400억 원)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도 약 15% 성장한 126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전 세계 OTT 시장이 올해 30% 증가해 14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TV리서치는 2020년 1060억 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OTT 시장이 2026년에는 2100억 달러로 2배 이상으로 성장한다고 전망하는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대부분 향후 5년간 OTT가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같은 흐름이다. 수출입은행은 국내 OTT 시장 규모가 2020년 7801억 원으로 2012년 이후 연평균 28%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 PwC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OTT 시장이 5년간 27.5% 성장(8억3200만 달러를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OTT 시장 규모를 1조 원으로 추정했다.
2. 과감하고 통 큰 투자, 안정적 제작 환경 등 OTT는 무엇이 다른가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는 K-콘텐츠의 신드롬을 일으키며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오징어게임’ 제작에 2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통 큰 투자를 해왔다. 지난 5년간 ‘옥자’ ‘킹덤’ ‘스위트홈’ ‘D.P.’ 등 한국 콘텐츠에만 7700억 원(연평균 1540억 원)을 투자했으며, 지난해에만 5500억 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다양한 산업에서 5조6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일자리 1만6000개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OTT의 투자액은 한국 평균 드라마 제작비의 4∼5배에 달하는 과감한 투자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좀처럼 시도하지 않던 장르에 대한 도전, 안정적 제작 환경이 뒷받침되면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지상파 방송 등 기존 국내 플랫폼은 OTT처럼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3. ‘오징어게임’ ‘솔로지옥’ 등 K-콘텐츠 매력은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파급력은 이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지난해 신드롬 같은 인기와 함께 수많은 패러디가 양산됐고, 지금까지도 미국 주요 미디어에서 ‘오징어게임’으로 인한 사회 현상의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윤여정 주연의 ‘미나리’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기생충’과 ‘미나리’가 빈부차나 한국 이민사회 등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보여줬다면, ‘오징어게임’은 한국적 버전이지만 서양에 익숙한 서바이벌이나 데스 게임의 형태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인터넷에서 쉽게 즐겼을 법한 게임이어서 인종이나 지역적 특징을 넘어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갔다.
4. 애플 ‘코다’ 아카데미 작품상의 의미는
넷플릭스에서 시작된 OTT 오리지널 프로그램의 활약은 이제 도전의 단계를 넘어 미국 주류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말 개최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다. 청각 장애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코다’가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의미 깊은 ‘사건’이었다. ‘코다’를 만든 곳이 OTT인 애플TV+이기 때문이다. 가장 보수적인 아카데미는 몇 년 전만 해도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은 OTT 오리지널을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플랫폼의 변화와 코로나19 등으로 콘텐츠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OTT 오리지널도 미국 주요 시상식의 단골 손님이자 메이저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5. OTT 약진에 놀란 지상파·종편의 반전 카드는
OTT의 성장에 지상파나 종편 등 레거시 미디어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처음엔 오랫동안 학습돼온 시청 패턴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하에 OTT의 약진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으나 이제 자칫하다가는 시장에서 ‘퇴출’될 운명에 처했다. 레거시 미디어는 OTT의 파격에 대응할 콘텐츠 혁신을 꾀하거나, 아예 OTT 같은 플랫폼을 만드는 방법으로 생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소재의 드라마와 예능을 제작하고, 러닝타임이나 편성시간의 변화를 준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는 합동 OTT 플랫폼 웨이브, tvN을 비롯한 종편 등은 티빙만을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드라마와 예능을 가리지 않고 제작하는 전문 제작사를 설립해 자사는 물론, 경쟁사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6. 국내 OTT 시장을 두고 글로벌 OTT 공성전… 수성하는 넷플릭스와 공성하는 디즈니+, 애플tv+
국내 OTT 시장의 터줏대감은 토종 OTT가 아닌 넷플릭스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 2월 기준 월간 순 이용자 수는 1245만900명으로 웨이브(488만7193명)와 티빙(407만4482명), 시즌(156만9890명), 왓챠(127만6236명) 등 토종 OTT 이용자 수를 모두 더한 것보다 많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오징어게임’의 성공 이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등 K-콘텐츠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데다, 다큐멘터리 등 자체 제작 콘텐츠들도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 콘텐츠에 1조 원을 투자한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 수성을 위해 올해도 한국 콘텐츠에 8000억 원가량을 투자할 전망이다. ‘볼 콘텐츠가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애플TV+는 최근 화제가 된 오리지널 콘텐츠 ‘파친코’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달 25일 파친코 1∼3회를 애플TV+에 공식 공개했고 애플 코리아 유튜브 공식 계정에 1회 분량을 올렸다. 이 영상은 일주일 만에 조회 수 500만 회를 넘어섰다. 한국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디즈니+는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배우 한소희, 박형식 주연의 음악 드라마 ‘사운드트랙 #1’을 공개했고,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 ‘무빙’, 배우 최민식이 2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카지노’ 등도 디즈니+에서 만날 수 있다.
7. 안방 내준 토종 OTT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적 제휴로 반격
토종 OTT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와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콘텐츠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는 드라마, 예능,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 30여 편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트레이서’로 드라마 맛집으로 거듭난 웨이브는 올 하반기 액션 드라마 ‘약한영웅’을 공개할 계획이다. 첫 오리지널 영화로는 조진웅과 김희애, 이수경 주연의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데드맨’을 준비 중이다. 생활 밀착형 히어로물로 인기를 끈 네이버 웹툰 ‘용감한 시민’도 제작한다. 티빙과 시즌은 전략적 제휴에 나섰다. KT와 CJ ENM은 지난달 21일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CJ ENM이 KT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중심인 KT스튜디오지니에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콘텐츠 개발·제작·유통·활용 등을 함께하기로 했다. CJ ENM과 KT스튜디오지니는 보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공동 기획, 제작에 협력할 계획이다. 양사가 각각 제작한 콘텐츠를 티빙과 시즌 등 OTT를 비롯해 IPTV, 스카이라이프, HCN, tvN 등 서로의 플랫폼에 교차 방영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8. 토종 OTT의 글로벌 진출은 어떻게
토종 OTT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반등을 꾀한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글로벌 OTT와의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흐름을 틈타 해외 진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토종 OTT의 경우, 가입자당 콘텐츠 수급 비용이 글로벌 OTT와 비교해 훨씬 높다 보니 같은 금액에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구매해도 글로벌 OTT와 비교해 수익을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다. 티빙은 올해 라인을 파트너로 삼고 일본과 대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2023년에는 미국 등 주요 거점 국가에서 K-콘텐츠 열풍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웨이브 역시 해외 진출을 위한 ‘물밑 작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이르면 이달 중 글로벌 진출을 위한 청사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는 다른 OTT들에 앞서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2020년 일본에 진출한 이후 빠르게 유료 구독자 수를 늘리고 있다. ‘구글 플레이 베스트 오브 2020’에서 유저 투표 부문 앱 카테고리 우수상, 엔터테인먼트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왓챠는 웹툰과 음악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왓챠 2.0’을 선언,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가입자 1억 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왓챠가 화제성이 높은 신작이 아닌 구작을 새롭게 창조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현재 협력을 논의 중인 파트너사들은 해외 이용자들의 소비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9. 토종 OTT, 음악저작권 사용료 관련 한국음악저작권협회-문화체육관광부 난제 풀까
음악저작권물 사용료 요율 산정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등과 갈등을 빚고 있는 토종 OTT 웨이브, 왓챠, 티빙 등이 참여하는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음대협)가 다시 협상을 재개한다. OTT 업계와 문체부의 갈등은 문체부가 OTT에 대해서만 과도하게 차별적인 음악사용료 요율을 부과하고 있다며 OTT 업계가 법정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앞서 문체부는 OTT의 저작물 사용료 요율을 2012년 1.5%로 설정, 2026년까지 1.9995%까지 늘린다는 내용이 담긴 음저협의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을 수정 승인한 바 있다. 당시 문체부는 현행 규정으로는 OTT에 적용할 수 없었던 음악저작권 사용료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케이블TV와 IPTV는 각각 0.5%, 1.2%의 요율이, 방송물의 경우 0.625%의 요율이 적용되고 있다. OTT음대협은 법적 다툼과 별개로 음저협과 협상을 진행한다. 문체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음저협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유권해석을 기본으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OTT 업계는 △유료회원만 가입자로 인정 △OTT 결합상품 가입자는 실제 이용 고객만 인정 △인앱결제 수수료는 매출에 포함 △영화 제작 음악 △사용권리 처리 기준 명시 등을 골자로 한 문체부 유권해석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음저협 역시 유권해석으로 몇몇 불분명한 조항이 구체화된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OTT 사업자와 협상에 임하기로 했다.
10. 공정거래위원회는 왜 OTT 불공정거래에 칼 빼 들었나
공정위는 지난 2월 13일 구글, 넷플릭스, KT, 엘지유플러스, 콘텐츠웨이브 등 5개 인터넷 기반 OTT 사업자들이 소비자의 회원 계약해지, 주문형비디오시스템(VOD) 결제 취소 등 청약 철회를 방해한 행위 등을 적발하고 시정 명령과 과태료 195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OTT 사업자들이 멤버십 가입은 쉽게 하면서 해지는 어렵게 하거나, 법적 환율 요건을 지키지 않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이른바 ‘다크패턴’(사람을 속이기 위해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지난 1월 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팀을 확대 개편해 출범한 ‘디지털 시장 대응팀’ 차원에서 점검·관리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OTT 서비스를 비롯한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소비자의 권익이 더욱 두텁게 보호될 수 있도록 법 집행과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주·이정우·김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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