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구움과자 ‘티그레’… 홍차와 잘 어울려… 썰어 넣은 초콜릿·태운 버터·아몬드로 만들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썰어 넣은 초콜릿에서 나타나는 호랑이 무늬를 닮은 비주얼로 인해 그 이름을 얻은 티그레는 겉면뿐만 아니라 과자 속에서도 검은 무늬를 띠곤 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버터향과 독특한 식감을 이끌어 내는 초콜릿을 품고 있는 ‘티그레 서울’의 오리지널 티그레(왼쪽부터)와 말차&화이트 초콜릿 티그레, 마카다미아 티그레.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티그레

무던한 일상에 반짝이는 달콤함을 선사하는 디저트. 얼마 전 그 반짝이는 순간을 만끽한 적이 있었습니다. 디저트를 정말 사랑하는 지인이 보내 준 디저트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포장을 풀고 한 입 베어 무는 순간부터 반가운 흥분감과 입안에 꽉 채워진 버터향의 포근한 조직감 그리고 쌉싸름한 초콜릿의 마무리. 클래식한 구움과자인 ‘티그레(le Tigre)’를 만났습니다.

호랑이 무늬를 닮은 비주얼 때문에 이름이 굳어진 티그레는 계란 흰자와 초콜릿, 태운 버터, 아몬드 가루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구움과자입니다.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 않지만 이런 기본 아이템인 경우는 오히려 버터나 아몬드 파우더 그리고 초콜릿과 같은 재료의 선택과 간이 상당히 도드라진다는 점도 유난합니다. 그런 점이 만드는 사람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가장 본질적으로 담을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맛본 ‘티그레 서울’은 “요리사가 굽는 구움과자, 티그레”라는 문장 아래, 프랑스의 구움과자 중 티그레만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곳입니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의 작은 매장을 이제 갓 오픈한 이곳의 주인장은 제과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 이주연 대표입니다. 이 대표는 국내 프렌치 요리사 1세대인 서승호 셰프의 ‘Restaurant SUHSEUNGHO’의 마지막 멤버로 일을 시작했고 세종시의 ‘시옷. 서승호’에서 수셰프로, 마지막 1년은 헤드 셰프로 일한 인재입니다. 요리와 제과는 참 가까운 사이로 닮아있지만 또 자세히 들어가면 차이점 또한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이 퍼즐을 자연스레 맞춰 가기를 결정한 이 대표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왜 하필이면 그 많고 많은 제과 품목 중에 티그레라는 구움과자를 단일 품목으로 구성한 공간을 열었을까 제일 궁금했었죠. 이 대표는 레스토랑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하며 요리와 제과를 함께해왔는데, 티그레라는 구움과자가 본인에게는 가장 요리에 가까운 제과 품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버터를 태우는 과정에서도 ‘잘 끓여야만’ 하고, 초콜릿을 ‘잘 썰어야만’ 하는 이 작은 과자 하나는 완성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 완벽을 더하는 것이 그에게 가장 재미있던 포인트였다고 합니다.

‘티그레 서울’의 티그레는 만들 때 작은 초코칩 제품이나 부순 초콜릿이 아닌 두꺼운 판초코를 칼로 큼지막하게 썰어 과자 반죽에 넣는데, 이 초콜릿을 써는 것이 이 대표 본인의 기술이자 ‘티그레 서울’의 티그레만이 가진 독특한 식감을 끌어내는 특징이라고 합니다. 티그레 중심부에 채워져 있는 부드럽고 쫀득한 가나슈와는 상반되게 씹히는 식감이 차이, 그것입니다. 유독 커피보다는 홍차와 잘 어울리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티그레 서울’은 오리지널 티그레 외에 크랜베리, 말차와 화이트 초콜릿, 마카다미아 등 고소하고 진한 한입의 디저트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공간입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