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징벌稅 바로잡는 것도 국민 통합

  • 문화일보
  • 입력 2022-04-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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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文 5년 촘촘한 규제 손질 힘들어
보유세 동결·양도세 유예 땜질
부동산稅 정상화로 분열 끝내야

질서있는 ‘규제 출구전략’ 필요
1주택부터 단계적으로 풀어야
부동산 개혁해 국정 정상화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얼마 전 부동산 규제 완화 1호를 발표했다.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해 4월부터 1년간 양도소득세 중과(최고 75%)가 아닌 기본세율(6∼45%)을 부과토록 결정하고 이를 문재인 정부에 요청했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6월 1일) 전에 세금 부담을 줄여 주택 매각을 유도하려는 취지다. 중과세 완전 폐지는 국회 의석이 압도적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를 거쳐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해 당장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한 1년 유예 우회로를 선택했다. 그렇지만 문 정부의 수용 여부가 불투명해 시행 시기가 4월일지, 아니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 5월 10일 이후가 될지 미지수다.

이번 조치는 윤 당선인의 새 정부엔 여러모로 상징적이다.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정하고 있지만, 임기 전은 물론 임기 시작 이후에도 앞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사실 문 정부가 인수위의 요청을 수용하는 것은 자기부정이다. 양도세만도 아니다. 지난해부터 세금폭탄 불만이 터져 나왔던 종부세 등 보유세는 1주택자까지 피해가 확산하는데도 문 정부는 전면 감세나 폐지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올 대선 연속 패배가 부동산 실패 때문이라는 점을 자인하면서도 요지부동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 정부 5년간 주택 수요를 차단해 집값을 잡겠다며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강화해 입구와 출구를 모두 막고, 28차례의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를 촘촘하게 늘린 탓에 손질하려고 들면 손대야 할 곳이 너무 많다. 올해 1주택자 보유세 동결·고령층 종부세 납부 유예 같은 꼼수 땜질로 세금폭탄에 물타기 정도나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년 공시가와 세금폭탄 문제는 새 정부에 짐을 떠넘겼으니 그뿐이다.

징벌적 부동산 세제의 폐해가 끝이 없다. 편법·땜질·꼼수가 남발되면서 세제는 사실상 누더기다. 양도세는 공제·예외조항 등이 하도 많아 전문가인 세무사도 모르는 세금이 됐다. 종부세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징벌세이자,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는 ‘나쁜 세금’이다. 1 대 99로 국민을 갈라치는 세금이 지금은 10 대 90을 넘어 20 대 80으로 번져 억울한 피해자를 쏟아낸다. 세금을 내는 집주인도 피해자이고, 세금이 무서워 매매용과 전·월세용 매물이 끊기는 바람에 ‘영끌’ 대출 급증·전월세 대란을 겪는 청년과 서민도 피해자다. 집값을 폭등시킨 것은 문 정부인데 피해는 국민이 당한다. 국민을 분열시키는 징벌세를 바로잡는 게 바로 국민 통합이다.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폐합한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이 절실한 이유다.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하려면 질서있는 ‘규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규제들이 얽히고설켜 하나를 풀려면 두서너 개 이슈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탓이다. 인수위가 국정과제를 추리고 있지만, 부동산 공약도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양도세 감면도 단계적으로 풀어야 한다. 1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를 시작으로 2주택 이상 다주택자로 확대해야 불필요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는 민간 임대사업 활성화와 함께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익 과세라는 조세 원칙은 다주택자 양도세도 예외일 수 없다. 전·월세 대란을 더 키우는 임대차 3법 개정도 시급하다. 반면, 서울 강남권과 여의도 등의 재건축 활성화는 민감한 이슈인 만큼 후순위로 미루는 등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은 기대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규제 완화는 설익은 기대를 부추기기 마련이다.

부동산 문제는 세제·금융·교육·교통 등까지 망라한 종합대책으로 풀어야 한다. 예를 들면, 주로 강북에 밀집한 자사고·외고 등 특목고 확대는 강남으로의 이사 수요를 분산시켜 강남 집값 안정에 기여한다. 새 정부는 문 정부가 실패한 부동산 정책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공공이 아닌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 부동산세금 정상화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망가진 시장 시스템이 복원되면 주택 매매·전월세 수급 사정도 개선될 것이다. 부동산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중요한 앞순위에 오를 것이다. 그런 만큼 저항과 잡음이 불가피할 것이란 점도 각오해야 한다. 부동산 정상화는 곧 국민 통합이며, 국정 바로 세우기의 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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