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선택 근로시간제 ‘혼합’… ICT 업계는 일문화 혁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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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스트레스 덜고 시간절약
SK텔레콤은 ‘거점 오피스’운영
경계없는 근무로 창의성 극대화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서 최근 일터·일문화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업계 종사자들이 재택근무 등 자율을 보장하는 근무 형태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데다 기업들도 창의성과 성과에 기반을 둔 업무 환경을 조성해 우수 인력을 적극 흡수하겠다는 취지에서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2020년 10월 창업 후부터 지금까지 100% 원격근무인 ‘풀 리모트(Full-Remote)’를 시행하고 있다. 풀 리모트는 원격근무(리모트워크)와 선택 근로 시간제를 합한 개념이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출퇴근 스트레스로부터의 해방과 시간 절약, 주거비 절약 등을 토대로 업무 자율성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90여 명에 달하는 업스테이지 직원들은 서울·수도권은 물론이고 제주, 울산, 부산 등 다양한 국내 지역에서 근무 중이다. 전체 직원의 약 10%에 달하는 해외 직원들은 미국, 일본, 하와이, 홍콩 등 국가에서 근무하고 있다. 직원 간 소통이 필요한 회의 등은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한다.

이 회사는 원격 근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창업 당시부터 재택근무 환경이 여의치 않은 이들을 위해 카페 이용 시 음료비 지원, 공간 대여(회의실, 공유오피스) 비용을 지원했다. 업스테이지는 1년간 근속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환경 조성 등 효율적 업무 환경을 위한 ‘업(Up)그레이드 지원비’ 5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기도 하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일 문화 개선 등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다각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경직될 수 있는 사내 문화를 개선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 유치하기 위해 거점 오피스 운영을 7일부터 시작했다. ‘스피어(Sphere)’로 이름 붙여진 거점 오피스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마련됐다. 스피어는 구(球)라는 의미로,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공간과 공간, 공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경계 없이 일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았다. 특히, 스피어 신도림은 2개 층에 170개 좌석을 보유한 도심형 대규모 거점 오피스로, 몰입이 필요한 업무부터 협업에 특화된 공간까지 다양한 업무 공간이 확보돼 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이 같은 일터 및 일문화 혁신은 최근 ICT 업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업계 종사자들이 자율적 업무 시스템을 추구하면서 기업들도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가 최근 본사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의 직원이 주5일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업계 관계자는 “주중 며칠은 회사나 거점 오피스로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하는 등 하이브리드 근무형태가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