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등과 어울린 벚꽃 모양 초콜릿… 봄철 별미… 파이지 반죽에 아몬드 크림·앙금 넣으면 환상 조합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벚꽃을 닮은 디저트’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마냥 은은한 설렘으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계절 봄. 계절성과 시기성을 담아내는 디저트에도 봄이라는 계절은 무척 특별합니다. 한창 벚꽃놀이가 절정인 4월의 이 시기에 디저트 세트나 초콜릿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쇼콜라티에가 봄을 표현하는 계절 한정 디저트들을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즐길 수 없는 희귀성이 이런 달콤한 디저트에 또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뜨겁게 만드는 곳 중 하나인 초콜릿 전문점 ‘삐아프’는 늘 초콜릿이 필요한 우리의 일상에 쌉싸름하고도 달콤한 기쁨을 선사합니다. 언제나 한국의 식재료를 우아한 뉘앙스로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삐아프의 봄은 특별합니다. 삐아프가 표현하는 봄의 테이스트를 담은 ‘벚꽃 봉봉’을 출시하는 무렵이 거리마다 벚꽃비를 만끽하는 절정의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삐아프의 고은수 쇼콜라티에가 준비한 2022년 벚꽃 봉봉 세트는 벚꽃, 체리 바닐라, 딸기 샴페인 봉봉과 녹차와 유자 맛의 벚나무잎 봉봉, 더블 바닐라 봉봉으로 완성이 됩니다. 은은한 차와 어울리는 순간 빛이 날 수 있는 이 초콜릿 봉봉은 올해는 지난 5일부터 판매를 시작해 제품 소진 시까지만 만날 수 있다니, 조금 서둘러 보는 것도 제안하고 싶습니다.

초콜릿보다 버터리한 풍미의 파이로 벚꽃을 담아낸 곳도 한 곳 더 소개할까 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베이킹 스튜디오 스위트 모먼트가 운영하는 ‘Hi-pie(하이 파이)’에서 벚꽃파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잠시 휴업 중인 ‘프리쏭 바이 스위트 모먼트’에서 사랑받았던 사과파이를 중심으로 플랑이나 플로랑탱 등을 구워 판매하는 작은 공간입니다. 이곳은 일주일 중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포장 전문점으로 운영합니다. 정기적으로 택배 주문을 받기도 하니 연희동 나들이가 어려우신 분들은 SNS를 통해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벚꽃 모양의 볼륨감 좋은 파이지 반죽 안에 말차 아몬드 크림과 벚꽃앙금, 달콤한 아마레나 체리가 들어 있는 상당히 맛있는 조합의 파이였습니다.

최근 파이를 사러 연희동에 들러 걷는데 탐스러운 목련잎들이 툭툭 떨어지는 광경이 어찌나 감성적으로 다가오던지요. 조금씩 움츠러든 마음도 눈부시고 따사로운 햇살과 봄꽃들 덕분에 기지개를 켜게 되는 요즘입니다. 멀리 봄꽃을 보기 위한 나들이를 떠나지 못하더라도 디저트를 핑계 삼아 일상에 짧은 산책을 계획해 보시면 어떨까요? 참, 벚꽃파이는 구운 당일 또는 다음 날까지가 가장 맛있는 맛과 파이의 결을 뽐내는 기간입니다.

만약 그 절묘한 타이밍을 놓칠 것 같다면 담긴 종이봉투째 비닐에 잘 싸서 냉동실에 보관한 후 토스터나 에어 프라이어에 8∼10분 정도 살짝 데워 먹기를 추천합니다. 하얀 우유에도, 맑은 붉은색의 홍차에도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티타임의 디저트로 다시 변신할 테니까요.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