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실패한 정책’ 끝까지 놓지않는 文정부 아집

박정민 경제부 기자

기획재정부가 11일 내놓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배제 거부’ 입장문은 실패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끝까지 부여잡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아집에 다름 아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4월부터 1년간 배제하기 위해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달라”고 제안했다. 기재부는 이를 거부하는 내용의 입장문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정책 기조하에 마련될 종합적인 부동산 정책 로드맵에 따라 여타 정책들과 연계해 검토하고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정과세 기반 위에 투기수요 억제 및 실수요자 보호라는 정책 기조를 믿고 따라주신 국민에 대한 신뢰 보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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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가 내세운 명분은 ‘의리’인 셈이다. 비록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지만 믿고 따라준, 일부 국민이 눈에 밟혀 도저히 우리 손으로 시행령 손질은 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새 정부 출범 전 한시라도 빨리 부작용을 시정하는 게 시장 정상화와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텐데 기재부는 자기 부정을 피하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까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정책을 재단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선 당시 여당 후보는 급한 마음에 손바닥 뒤집듯 양도세 중과 한시적 완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기재부의 선택이 ‘유주택자’보다 ‘무주택자’가 많은 현실을 6·1 지방선거에 활용하려는 정부·여당의 포석이 없다고 부인할 수 있을까.

하여간 기재부의 몽니에 이 조치의 시행 시기는 이제 새 정부 출범일인 5월 10일 이후로 늦춰지게 됐다.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까지 집을 팔기엔 너무 빠듯하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