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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2년 04월 15일(金)
우크라, 韓 ‘新弓’, T-80U 러 전차 요청 거절당하자 대사가 방산업체 방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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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우리 국방부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한국군 보유 러시아제 T-80U 전차. 불곰사업 당시 현물상환 방식으로 러시아에서 30여 대가 도입돼 제3기갑여단을 비롯,KCTC(과학화전투훈련)에서 대항군 소속으로도 운용 중이다. 국방일보 제공

우크라 대사관 측서 타진…일정 공개되자 방사청·LIG넥스원 ‘당혹’ 기류
우크라, 한국군 보유 러시아제 ‘T-80U 전차’도 요구해…군도 당황


한국 정부가 ‘살상무기 지원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지대공미사일 및 한국이 보유한 러시아제 T-80U 전차 제공을 요청했던 우크라이나 측이 국내 방산업체를 방문하려다 불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당초 15일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대사의 경기 판교의 LIG넥스원 본사 방문을 타진했다. 이에 LIG넥스원에서는 해외사업부문장이 응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일정 자체가 취소됐다고 LIG 업체 관계자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의 당초 방문 타진은 최근 한국 정부가 ‘살상무기 지원 불가’ 입장에 따라 무기 지원 요청을 거절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우크라이나 측은 앞서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신궁(新弓)’, 휴대용 대전차미사일 ‘현궁’ 등 한국산 유도무기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무기 수출이나 지원은 민간업체가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다. 대사가 직접 생산업체를 방문했더라도 업체에 대한 개괄적 설명 외엔 현실적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도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우크라이나 대사의 방문 타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방위사업청과 LIG넥스원 내부적으로도 적잖게 당황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는데, 방문이 결국 무산된 것도 이런 점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앞서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무기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당초 한국 국방부에 요구한 군용 물자는 무려 150~200개 품목에 달했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무기 품목은 비살상용 군수물자는 물론 한국군이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러시아제 T-80U 전차 등 살상무기도 포함됐다. 미국 측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는 한국군 무기 리스트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외부에 공개가 안 된 특정 무기체계를 언급해 군 관계자들도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제 T-80U는 경협차관을 현물로 갚는 불곰사업을 통해 1996년부터 30여 대가 도입됐다. 지금은 육군 제3기갑여단에서 일부를 운용하고 있고,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도 10여 대가 대항군연대 전차로 활용되고 있다. 총 30여 대가 도입된 T-80U 전차는, ‘적성장비’ 즉 적의 무기체계를 연구하기 위해 들여온 교육용 전차였다. 육군은 이후 T-80U 전차를 정식 장비로 채택했고, 지금은 일선 부대에서 전투용으로 사용 중이다. 육군의 T-80U 전차는 적성장비를 군의 정식 장비로 채택한 사례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경우라 할 수 있다. 미국이 T-80U 전차 등 한국군이 운용하는 무기를 구입해 우크라이나군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국 정부 반응이 주목된다.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무기를 미국에 판매할 경우 러시아는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러시아가 북한과 한층 더 밀착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가 더욱 강화되고, 이는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11일 국회 화상연설에서 한국 정부에 러시아의 탱크와 배, 그리고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군사 장비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방탄조끼, 방탄판, 전투 식량, 마취기, 야전용 지혈대, 항생제 등 20억 원 상당의 비살상용 군수 물자를 보낼 수 있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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