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스마트 팩토리’ 운영… 계열사 90% ‘안전 전담조직’ 구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롯데건설 직원이 경기 오산시 부산동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내 가상현실(VR) 체험관에서 VR 기기를 활용해 건설 공사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안전사고를 체험하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 ‘스마트 세이프티 경영’ 100년 기틀 다진다

- (6) 롯데그룹

오산에 ‘세이프티 온’ 설치
현실같은 재해 상황 ‘VR’ 체험

공정 전반 ‘디지털 전환’ 추진
안전·환경 전문가도 2배 확대

넥밴드형 웨어러블 카메라 도입
실시간으로 현장상황 원격 점검

중대재해처벌법 선제 대응위해
각 사업본부내 안전팀 신설도

지난 1월 롯데그룹의 사장단 회의(VCM)가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개최되자 산업계는 그 배경에 주목했다. 롯데의 사장단 회의는 매년 두 차례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에서 주로 열렸다.

롯데인재개발원 VCM에 대해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인재 경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주된 해석이었다. 하지만,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안전(安全)’이었다. 실제 롯데는 이 캠퍼스 내에 안전체험관인 ‘Safety On(세이프티온)’을 만들었다. 체험관은 약 1164㎡ 규모로 작지 않다. 재해 상황을 현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가상현실(VR) 체험실, 크레인 및 사다리 전도 체험, 개구부 및 안전 벨트 추락 체험, 화재발화 및 소화기 사용 실습 체험 등 10종의 안전관리 체험시설과 응급처치, 근골격계 질환 예방 등 4종의 보건관리 체험시설을 설치했다.

신 회장은 이미 2021년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화재나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파트너사의 안전 지원 및 관리 강화에도 힘써달라”며 각 사에 철저한 안전 관리와 대비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그룹 안전관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롯데건설 CM사업본부 내 CM안전컨설팅부문에서 그룹 안전컨설팅을 담당함으로써 그룹 전체에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롯데의 전체 계열사 중 90% 이상이 안전 전담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기존 조직을 격상시킨 곳도 그중 33%에 달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래형 공장인 ‘스마트 팩토리’로 주목받는 경기 안성시 미양면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의 통합관제센터에서 회사 관계자들이 공장 내 제품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스마트한 안전관리 = 2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디지털전환(DT)과 연계해 안전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안전이 업(業)의 본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안전 사업장을 구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3년간 안전·환경 부문에 5000억 원을 집중 투자하고 안전·환경 전문가를 2배 확대키로 했다. 특히 DT 기반 공정으로 안전관리시스템, 설비 예지 정비 시스템을 구축해 리스크 대응력을 키울 예정이다. 안전 관련 외부 전문자문단도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은 설비 자동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돌발상황을 최소화하는 미래형 공장인 ‘스마트 팩토리’로 운영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020년 6월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을 방문해 “스마트 팩토리는 포스트 코로나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그룹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원자재부터 제품 생산까지 제조 이력 추적이 가능한 만큼 식품 안전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국민 먹거리 안전에 이바지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 중부권 메가 허브 터미널’도 AI, 빅데이터 등 DT가 적용된 차세대 택배 터미널이다. 반복 학습한 AI가 정확도 99.8%로 화물을 중대형, 소형, 이형 등 세 가지로 분류한다. 특정 크기에 물량이 몰리면 AI가 자동으로 분류 기준을 수정해 컨베이어 병목현상을 방지하는 기술도 택배 업계 최초로 적용했다.

롯데건설은 360도 촬영이 가능한 ‘넥밴드형 웨어러블 카메라’를 공사 현장에 도입했다. 건설현장 내 위험작업관리와 평소 눈에 띄지 않는 사각지대 관리가 가능하다. 사무실에서도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원격으로 진단하고 점검할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스마트 안전관리 앱을 통해 안전관리의 공간적 제약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를 예방하라 = 신 회장이 지난해부터 안전 경영을 자주 강조한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에 선제 대응하자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 안전보건부문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 ‘안전보건 경영실’로 격상했다. 안전보건운영팀, 예방진단팀, 교육훈련팀 등 3개 팀으로 조직도 확대 개편했다.

또한, 건축, 주택, 토목, 플랜트 등 각 사업본부 내에 본부장 직속으로 안전팀을 별도로 신설했다. 안전보건 의사결정기구인 안전보건 임원 협의회도 운영한다. 전사 차원의 안전보건 역량을 집중해 안전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환경을 조성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사전 예방과 안전문화 의식 개선, 안전관리 체계 확립을 위해 기존 안전환경팀을 안전진단팀과 안전기획팀으로 세분화했다. 올해 초부터 사전 현장점검을 수시로 진행하며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파악한 후, 예방 조치와 개선책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유통 사업군은 재해 예방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및 이커머스 사업부에 대표 직속 전담조직을 설치했다. 사전에 중대재해 발생 위험 요인을 식별하고 이를 예방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필요하다면 업무 체계 및 관련 규정들을 정비하고, 안전보건 인력과 필요한 예산을 운용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국제 표준 ‘ISO 45001’ 인증을 취득했다. ‘ISO 45001’은 사업장 내부의 각종 위험 요인을 사전에 예측·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 내 안전보건 체계를 관리하기 위한 국제표준 인증제도다. 이철민 롯데마트 안전관리부문장은 “대내외 재해 예방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며, 고객의 안전한 쇼핑 환경과 임직원의 안전한 근무 환경을 지속해서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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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