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음악 넘어 ‘드라마·애니·뮤지컬’로 변주되다

  • 문화일보
  • 입력 2022-04-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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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인 멤버를 포함한 그룹이 디즈니+ ‘메이의 새빨간 비밀’(1)에 등장한 데 이어, K-팝 보이그룹과 브라질 소녀의 소통을 다룬 HBO맥스 ‘옷장 너머로’(2)와 K-팝 걸그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K-팝:데몬 헌터스’(3) 등이 제작되고 있다.


■ 전세계서 콘텐츠 제작 봇물

HBO맥스 드라마 ‘옷장 너머로’
브라질 소녀-韓아이돌 교류 그려
스트레이 키즈 멤버 등 캐스팅

소니 애니 ‘K-팝:데몬 헌터스’
韓 걸그룹이 惡 처단하는 설정
한국 패션·음식 등 문화 담겨

브로드웨이 뮤지컬 ‘K-팝’
열정적 노래·스토리텔링 결합
에프엑스 출신 루나도 참여


K-팝이 음악이 아닌 ‘이야기’로 재탄생되고 있다. 단순히 귀로 듣는 음악적 장르의 범주를 넘어, 탄탄한 내러티브와 긍정적 메시지를 기반으로 팬덤과 관계를 형성해가는 K-팝 가수들의 이야기가 드라마,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전방위적으로 제작되며 슈퍼 지식재산권(IP)으로 주목받는 모양새다.

전 세계 77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HBO맥스는 현재 브라질에서 K-팝 드라마 ‘옷장 너머로’(Alem do Guarda-Roupa)를 제작 중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에 사는 평범한 10대 소녀가 옷장 속 신비로운 포털을 통해 K-팝 인기 보이그룹 ACT와 교류하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판타지물이다. ACT의 멤버로는 그룹 스트레이 키즈 출신 김우진, 그룹 뉴키즈 멤버 진권, 그룹 재로 멤버 윤재찬, 배우 이민욱 등이 발탁됐다. 최근 애플TV가 한국 배우를 기용해 ‘파친코’를 촬영했듯, HBO맥스가 한국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제작하는 건 최초다. 이들은 영어나 포르투갈어가 서툴지만, ‘실제 한국 배우를 쓰라’는 방침 아래 캐스팅됐다는 후문이다. 윤재찬은 “브라질에서 조금씩 적응해가며 촬영하고 있다. 데뷔를 준비하던 때처럼 매일매일 배우고 연습하고 있다”고 현지에서 소감을 전했다.

할리우드에서도 K-팝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미국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은 K-팝 걸그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 ‘K-팝:데몬 헌터스’ 제작에 착수했다. 유명 K-팝 걸그룹이 악을 처단하고 정의를 지킨다는 설정이다. 이에 앞서 OTT 디즈니+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에는 한국인 멤버를 포함한 5인조 보이그룹이 등장하기도 했다.

할리우드는 그동안 애니메이션을 통해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소개해왔다. ‘뮬란’이나 ‘쿵푸 팬더’는 중국의 설화와 쿵푸를 소재로 삼았고, ‘코코’는 멕시코의 풍습인 죽은 자의 날을 다뤘다. 지난해 개봉된 ‘엔 칸토:마법의 세계’는 콜롬비아 마을에서 이야기의 뿌리를 찾았다. 같은 맥락으로 ‘K-팝:데몬 헌터스’는 K-팝을 중심으로 패션과 음식 등 다양한 한국의 문화를 담을 예정이다.

이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인 매기 강 감독과 애니메이션 ‘위시 드래곤’으로 유명한 크리스 애펄헌즈 감독이 공동 연출한다. 매기 강은 최근 미국 버라이어티와 나눈 인터뷰에서 “난 1990년대부터 K-팝 팬이었는데 이 영화는 K-팝과 내 한국 뿌리에 대한 러브레터”라며 “K-팝과 관련된 모든 것을 기념하고 축복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글로벌을 겨냥한 K-팝 영화를 준비 중이다. ‘국제시장’ ‘해운대’로 유명한 윤제균 감독은 ‘인터스텔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든 제작자 린다 옵스트와 손잡고 영화 ‘K-팝: 로스트 인 아메리카’(가제)를 준비 중이다.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무대로 향하던 5인조 K-팝 그룹이 엉뚱한 미국의 시골 마을에 도착한 후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미국 브로드웨이도 K-팝 열풍에 동참한다. K-팝을 주제로 한 뮤지컬 ‘K-팝’이 올해 가을 브로드웨이 서클인더스퀘어 시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프로듀서 팀 포브스와 조이 파언스는 최근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활기차고 신나는 K-팝의 엔터테인먼트 세계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힘 있는 스토리텔링의 결합이 뮤지컬 ‘K-팝’ 제작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 뮤지컬에는 실제 인기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인 루나가 참여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한다.

왜 K-팝일까? 최근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등 한국의 콘텐츠는 세계 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 중에서도 K-팝은 글로벌 신세대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세계 공통어라 할 수 있는 음악에 뮤직비디오와 온라인 콘서트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적인 콘텐츠로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K-팝 가수들이 노랫말을 통해 전하는 격려의 메시지는 전 세계 청춘들을 위로하며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이재원 한양대 실용음악학과 겸임교수는 “세계 시장이 단편적으로 찾는 히트곡이 아니라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로서 K-팝을 소비하고 있다”면서 “K-팝 스타의 팬들을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관련 콘텐츠로 영입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음악이 ‘듣는 콘텐츠’가 아니라 ‘보는 콘텐츠’로 변모한 것도 이런 흐름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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