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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2년 04월 26일(火)
이은해, 남편 명의 보험 6개…중복가입 대책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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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04.19. 20hwan@newsis.com
이은해, 남편 피보험자로 생명보험 4개 가입
“보험사 간 정보공유시 가입 때 걸러낼 수도”
“합동 보험범죄 전담 수사기구 설립도 필요”


‘이은해 사건’ 이후 수십 년간 반복돼 온 사망보험 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망보험 사기의 경우 사람의 생명을 희생시켜 보험금 수령을 노리는 만큼, 가입 과정에서 보험사의 심사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입 후에는 사기를 바로 적발하기 위한 ‘합동 보험범죄 전담 수사기구’ 설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은해는 혼인 신고 5개월 뒤인 지난 2017년 남편 A씨(사망 당시 39) 명의로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정기보험 등 생명보험 4개와 손해보험 2개에 가입했다.

이씨는 자신을 보험금 수령자로 지정한 뒤 매달 최소 70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남편의 실손보험 등은 보험료가 연체돼 실효(해지)됐지만, 사망보험만큼은 미납금을 납부해 가며 ‘계약 부활’을 통해 실효되지 않도록 유지했다.

◇이은해, ‘종신보험’ 아닌 기간 한정되고 저렴한 ‘정기보험’ 가입

이씨가 가입한 상품은 ‘정기보험’인데, 대표적인 사망보험인 ‘종신보험’과 비교해 보장기간이 한정돼 있다. 즉 고객이 사망할 경우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점은 같지만, 정기보험은 가입시점부터 정해진 기간까지만 피보험자의 사망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또 만기 생존 시 보험금(환급금)이 없기 때문에 보험료가 훨씬 저렴하다. 평균적으로 4분의 1 수준의 보험료로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고, 최대 9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를 가장 먼저 의심했던 사람은 한 보험사 SIU(special investigation unit, 보험범죄특수조사팀)에서 일했던 김모씨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보험 계약기간을 만 55세로 짧게 잡은 점, 보험에 가입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점, 보험 여러 건의 수익자가 모두 이은해라고 명시된 점이 사기꾼 유형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통상 생명보험 가입자는 보험수익자란에 자녀를 염두에 둬 ‘법정상속인’이라고 기재한다.

A씨 사망 시 이씨가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은 총 8억원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사 간 정보공유 가능하면 가입 때 걸러낼 수도”

사망보험은 고령자거나 가입 금액이 너무 크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보험사에서 인수를 거절하지 않는다. ‘중복가입’도 가능하다.

다만 가입자들이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 설계사는 고객 동의 하에 타사의 보험가입 정보 조회를 통해 해당 가입자가 어떤 상품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 조회로 보험사는 가입자의 보험가입 현황을 파악할 수 없고, 축적할 수도 없게 돼 있다.

그만큼 건강보험공단과 신용정보원, 보험사 간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면 의심스러운 가입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보험가입자들의 보험정보는 보험협회에서 신용정보원으로 이관된 상태다.

또 실손보험의 경우 중복보장이 되지 않는 만큼 보험사나 설계사가 이를 고지하지만, 사망보험은 가입자의 중복가입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 특히 종신보험은 자산가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설계사들의 실적과도 연결되는 만큼 상품 가입에 대한 갯수를 제한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생명보험은 가입 시 소득수준을 적기도 하지만 의무가 아닌 만큼 경제력에 비해 과한 보험을 가입하더라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파악하기 어렵다. 그만큼 보험 인수(심사) 과정에서 악용할 의도의 가입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소득수준 확인 강화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거론된다.

정기보험은 가장의 은퇴시기인 60~70세까지 보장받는 것이 추천되지만, 이은해는 A씨의 계약기간을 만 55세로 설정했다. 이는 보험료를 아끼려했던 의도로 해석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득자료 등을 증빙해 계약 심사할 때 반영하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계약 인수 과정에 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 경향이 강해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소득을 보험요율 변수에 넣지 않는 만큼,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관기관 합동 보험범죄 전담 수사기구 설립도 필요”

가입 후 사건 발생 시 빠른 수사를 위해서는 유관기관 합동 보험범죄 전담 수사기구의 설립이 오랫동안 주장돼 왔다. 이은해 사건 역시 결과적으로 경찰이 2017년 사건 당시 ‘단순 변사 사고’로 사건을 종결했지만, 보험사의 보험사기 특별조사팀의 조사 과정에서 보험사가 타살 가능성을 높이 사 지급을 거절, 이은해가 이를 시사프로그램에 제보하며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SIU는 보험사 자체팀인 만큼 수사권한에 한계가 있다. 경찰쪽에서도 놓치는 부분이 있다. 경찰청 등 수사권이 있는 쪽과 합동하면 이은해 사건이 2017년에 묻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2016년에 제정·시행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 1월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은 역시 보험범죄방지범정부대책 기구 신설을 골자로, 금융당국이 보험사기 알선·권유 행위를 직접 처벌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부당지급된 보험금에 대한 환수할 수 있는 내용 등을 담았다.

또 금융당국이 건강보험 등 공영보험 자료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가입고객을 보험사기로 유인하는 보험업권 종사자를 가중처벌하는 문구 등도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법 개정은 긴 절차가 필요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의 유불리를 따지다 보면 조속한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국무총리실 주관 검·경찰, 금융감독원, 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담 수사기구가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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