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원자재값 쇼크’…건설·석유화학 등 산업계 전방위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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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골재·레미콘 등 줄인상
신규 아파트 분양가 상승 조짐
기존 아파트값도 동반 상승세

유가 상승에 나프타 가격 급등
플라스틱 원료…화학업계 울상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공급 대란의 후폭풍이 산업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시멘트·골재·철근·레미콘 가격 등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아파트 기본형 건축비가 인상하는 등 분양가가 상승할 조짐이다. 기존 구축 아파트값까지 덩달아 인테리어 비용 상승 여파로 오르고 있다. 나프타 가격 폭등에 원가 부담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화학업계도 고심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가 봉쇄되면서 중국에서 핵심 부품·소재를 조달해오던 자동차, 반도체, 가전, 화장품업체들은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초비상이 걸렸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시멘트·골재에 이어 레미콘 가격이 다음 달부터 13.1% 인상되는 등 건자재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집값 상승에 부정적 영향이 전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비 부담이 증가한 데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분양가 책정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지난해 9월 대비 2.64% 올라 분양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1~5년)의 경우 건자재 가격 인상과 함께 아파트 공사 지연 등이 이뤄지면서 새 아파트 입주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매도인이 가격을 올려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축 아파트 역시 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인테리어 비용이 증가하면서 내부 수리가 된 매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과 주요 광역시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년 전보다 모두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5816만 원으로 1년 전(5326만 원)보다 11% 올랐다. 인천이 24%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부산과 대전도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유가 상승으로 플라스틱과 섬유 등의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폭등해 석유화학업계도 발을 구르고 있다. 올해 1분기 나프타 국제가격은 t당 877.96달러로 2014년 3분기(915.68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유가 급등에 따라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원가 부담은 커졌지만 석유화학 수요 둔화로 인해 별다른 대책도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이 올해 초부터 산발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대한 봉쇄령을 내린 영향이 컸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요 부진 장기화와 유가 변동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 실적도 추가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전선낙하방지장치인 와이어링하네스 등 핵심 부품 조달난으로 주요 차종의 감산을 시작했다. 가전, 디스플레이 업계도 부품 재고가 빠르게 바닥나고 있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봉쇄의 영향으로 수출 주력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자칫 생산시설 가동이 올스톱 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승주·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