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열풍 타고 대기업된 두나무…‘규제 폭탄’ 직면

‘자산 10조’ 상호출자제한집단
일감 몰아주기 등 125개 규제
대응위해 전경련 가입 등 검토

5월 1일부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새로 편입되는 두나무는 도약과 시련의 시기를 동시에 마주하게 됐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를 운영하면서 이례적인 투자열풍에 힘입어 재계 순위 44위로 발돋움한 두나무는 당장 각종 공시와 일감 몰아주기는 물론, 반독점과 노동 관련 ‘규제 폭탄’에 직면하게 된다. 두나무는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공정 당국 출신 전문가 영입은 물론, 대기업 규제 대응에 특화된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 가입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가상화폐 업계 및 경쟁 당국 등에 따르면 두나무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편입으로 새롭게 감당해야 할 규제 수는 총 125개에 이른다.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 67개 규제가,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진단에 지정되면 58개의 규제가 새로 적용된다. 기업 규제 전문가는 “대기업집단 편입은 당장 발생하는 관련 규제를 적용 당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시장 독점이나 근로시간 등 노동 규정 등과 관련해서 정부가 더욱 엄격하게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라면서 “업비트 시장점유율이 80% 이상이어서 경쟁 당국이 반독점 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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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는 자산총액 약 10조8225억 원으로 전날 가상자산 업계 최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지정자료 제출 의무를 지는 두나무의 동일인으로는 송치형(사진) 회장이 지정됐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당장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가 생기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이 금지된다. 또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등이 금지되고,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특히 공시 의무 사항이 워낙 까다롭고 방대해 관련 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된 카카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 공백’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어 두나무를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라 ‘금융보험업’이 아닌 ‘기타 정보 서비스업’으로 보고 고객 예치금(5조8120억 원)을 자산으로 간주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지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명료하게 정리된 부분이 없는 만큼 공정위 판단 기준에 따라 준수해야 할 부분을 정리하는 작업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관범·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