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시민 필리버스터’ 열기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한변호사협회 강당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입법 추진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에 연사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일부 규정이 헌법 불합치라도
전체 법안이 부정돼선 안된다”
“검수완박땐 대공수사 등 제한
국가안위에 관한 사안에 해당
국민투표 대상이 될 수 있다”
검찰 내에서 평검사부터 검사장까지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법률적으로 국민의 찬반 의사를 묻는 국민투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헌법불합치로 절차 규정이 없더라도 대통령령으로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국민 투표 불가능” 입장에 맞서 법률 분석에 나서는 등 관련 논의가 불붙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나원 울산지검 공판송무부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검수완박 국민투표 가능 여부 논란 관련 분석 글을 올렸다. 권 부장검사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4년 국민투표법 제14조 1항에 대해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대통령령으로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며 국민투표가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국민투표법 제14조 6항에선 “투표인명부 및 부재자신고인명부의 작성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권 부장검사는 “헌법 규정에서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권한 행사 관련 규정이므로 투표인명부 작성 절차를 진행해 나가는 데 위헌·위법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권 부장검사 글에 다른 검사들도 법률 검토에 동참하며, “국민투표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인천지검 소속 한 검사는 선거인명부 작성과 관련해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제한하는 규정이 아닌 단순한 ‘절차’에 관한 사항”이라며 “(권 부장검사의) 의견처럼 대통령령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현직 한 검사장은 이날 통화에서 “일부 규정이 헌법 불합치라고 해서, 전체 법안이 부정되는 건 아니다”면서 “대통령령만 손보면 국민투표가 가능하다고 본다는 게 저를 포함해 대다수 지검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국민투표 대상에 포함되느냐를 두고도 검사들은 다양한 견해를 쏟으며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행 헌법에선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동부지검 소속 검사는 “북한 해커의 국내 정보통신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범죄, 방위사업 비리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권한이 박탈되는 등 대공·공안사범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검수완박 법안은)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검찰은 부패·경제 등 두 범죄 외에 방위 사업 등에 대해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다. 국민투표 논란의 진원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제안’이 아닌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있다는 직언도 나왔다.
또 다른 검사장은 “(검수완박 법안은) 형사사법시스템에 큰 변화를 주는 법안인데 토론회나 공청회 등 제대로 된 여론 수렴 하나 없이 졸속으로 법을 밀어붙여 국민투표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입법 폭주를 멈추고 법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정선·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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