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총부채 상승폭 4년새 48%P 급증… G20 평균의 2.5배

2017년 총부채비율 218%서
작년 3분기 266%로 급속악화

한경연 “서민·자영업 고통심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20개국(G20)의 국가총부채(가계·기업·정부부채) 비율은 낮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가계부채는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경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제결제은행(BIS)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G20은 2020년 대비 지난해 3분기 평균 국가총부채 비율이 23.8%포인트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가계·기업·정부의 부채가 모두 늘면서 8.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국가 총부채 비율은 266.3%로, G20 평균(267.7%)에 비해 1.4%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2017년 당시 우리나라의 국가총부채 비율이 217.8%로 G20 평균인 248.1% 대비 30.3%포인트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유독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에 속한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이 기간 한국의 총부채 상승 폭은 48.5%포인트로 G20 평균(19.6%포인트)의 2.5배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17년 89.4%에서 지난해 3분기 106.7%로 17.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G20의 평균치(3.0%포인트)보다 5.8배 높은 수준이다. BIS에 관련 통계가 보고된 43개 국가 중 이 기간 가계부채비율 상승 폭이 10%포인트를 넘은 국가는 홍콩(21.6%포인트), 한국(17.3%포인트), 중국(13.5%포인트), 태국(11.6%포인트)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물가상승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감소한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는 서민과 자영업자의 고통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속해서 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재정·금융위기로도 전이될 수 있는 만큼 규제개혁 등으로 성장력을 끌어올려 가계와 기업 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