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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10일(火)
계약갱신만료 8월 전셋값 폭등 우려…‘착한 임대인’에 稅감면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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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10문10답 - 시행 2년 ‘임대차 3法’

서민 주거안정 명분으로 시행
4년치 임대료 先반영·이중가격
오히려 ‘전·월세 난민’만 양산

尹정부, 法폐지땐 시장혼란 우려
월세→전세 바꾸면 稅 인센티브
등록임대사업자制 부활도 검토

尹정부, 8월前 개정 추진하지만
巨野 민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전·월세 매물 실종, 전·월세값 급등, 전세의 월세화 가속, 다중 가격, 집주인·세입자 간 분쟁 증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 임대차 3법 개선을 추진한다. 당장 폐지하는 대신, 법안 관련 보완책을 우선 마련하는 점진적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계약 갱신 청구권 도입 2년이 되는 오는 7월 말부터 당장 갱신권이 소진된 신규 계약 물건이 나오면서 세입자의 보증금과 임차료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임대차 3법의 도입 취지부터 보완 대상에 오르게 된 배경, 갈등 요인, 수정 전망을 짚어 봤다.


1 임대차 3법은

계약 갱신 청구권제, 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를 일컫는다. 계약 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전·월세 신고제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포함돼 있다. 계약 갱신 청구권제는 세입자에게 1회의 계약 갱신 요구권을 보장해 기존 2년에서 4년(2+2)으로 계약 연장을 보장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전·월세 상한제는 임대료 상승폭을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전·월세 신고제는 임대차 계약 당사자(임차인·임대인)가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 주택소재지 관청에 계약 내용을 의무적으로 신고하는 제도다.


2 법 도입 취지는

2020년 7월 당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첫 임시국회를 앞두고 임대차 3법 처리를 선언했다. 무주택 세입자들의 권리를 강화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이루고 나아가 집값도 안정시키겠다는 명분을 앞세웠다. 2년마다 전세금 인상에 휘둘리며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보장하고 주거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는 수많은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국민적 불만이 높아지던 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을 ‘다주택자’에게 돌리려는 정부와 여당의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계약 연장을 의무화하고 가격 인상 폭을 제한하는 조치는 사실상의 ‘가격 통제’에 해당하며, 시장을 왜곡해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터져 나왔다.


3 임대차 3법 수술대 오른 이유는

임대차 3법은 입법 당시부터 반시장적 규제라며 각종 부작용이 들끓을 것으로 예상됐다. 세입자가 임차한 집에 2년간 거주한 후 1회에 한해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해 임대차 계약을 2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임대료도 최대 5%밖에 올리지 못하게 하는 등 세입자를 보호하려 했지만, 오히려 전·월세 시장에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며 가격 인상의 주범으로 꼽혀 세입자들의 주거난을 키웠다.

특히, 입법 초기에는 대형 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의 씨가 말라 한 전셋집을 두고 동시에 여러 사람이 제비뽑기나 가위바위보 등으로 세입자를 정하기도 하고, 임대인이 면접을 통해 세입자를 정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전셋값 급등이 세입자들의 ‘패닉 바잉’으로 이어지며 아파트 매매 가격도 상승했고, 폭등한 전셋값 때문에 매매와 전세 가격 차이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이를 이용한 갭 투자자들 역시 늘어나 전국 매매가 역시 역대 최대 수준으로 폭등했다.


4 법 도입 이후 전세시장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가격은 급등하면서 전세 난민들의 한숨 소리는 깊어졌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294만2000원으로, 임대차 3법 시행 전인 2020년 7월 말 평균(4억6458만1000원) 대비 36.2%(1억6836만1000원) 상승했다. 2년 전 3월 전셋값(4억6070만 원)과 비교하면 평균 37.6% 올랐다. 계약 갱신 청구권 도입 2년이 되는 올해 7월 말부터 갱신권이 소진된 신규 계약 물건이 나오면 전셋값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전세 시세는 이중 가격을 넘어 다중 가격이 형성되는 등 시세 왜곡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가령 같은 아파트 같은 단지에서도 새 세입자가 신규로 계약한 시세가 있고, 기존 세입자가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한 시세, 기존 세입자와 임대인이 중간 정도에 타협한 시세, 임대사업자의 전세 건으로 문 정부 시기의 전세가 폭등 전의 5% 누적 상승분만 반영한 시세 등이 존재할 수 있다.


5 법 도입 이후 월세시장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전세 매물이 월세나 반전세 등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전셋값이 크게 뛰자 집주인들이 전셋값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고,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반전세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체 거래 중 월세가 일부라도 낀 거래의 비중은 38.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4.5%) 대비 3.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9년 서울에서는 총 5만1054건의 아파트 월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난해에는 7만5237건이 거래돼 47.4% 늘었다. 월세 거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9년부터 임대차 3법 시행 전인 2020년 6월까지는 월평균 4389건이 거래됐지만, 2020년 7월부터 12월까지는 5509건이 거래됐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6270건으로 6000건을 넘겼고, 올해 1∼3월(평균 6925건)은 7000건에 육박했다.

전세난에 이어 월세난도 심화하면서 월세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KB월세지수(2019년 1월=100)는 111.8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통계는 95.86㎡ 미만 중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된 것인데, 임대차 3법이 적용된 2020년 7월(91.3)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월세값은 지난 3월 기준 125만3000원으로,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오르는 중이다. 강남구의 월세 가격은 249만6000원, 서초구와 용산구는 190만 원을 넘는 수준이다.

▲  전·월세값 급등, 다중 가격, 집주인·세입자 간 분쟁 증가 등 부작용을 초래한 임대차 3법이 윤석열 정부에서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은 공인 중개 업소에서 사용되는 전세 계약서.

6 임대차 3법은 왜 집주인 세입자 간 분쟁의 씨앗이 됐나

계약 갱신 청구권과 임대료 상한 제한 때문이다. 기존 세입자가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하면 임대차 계약을 2년 연장할 수 있는데, 이때 집주인은 임대료를 기존 계약의 5% 이내에서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임대인이나 임대인의 직계 가족이 실거주를 원할 경우 기존 세입자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할 수 없다. 임대차 3법에서는 새 세입자에 대한 임대료 상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데, 이 때문에 임대차 3법으로 폭등한 전셋값 상승분을 올려 받고 싶은 집주인이 실거주 등을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기존 세입자를 쫓아내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한 뒤 집을 팔아 버리는 경우, 실거주를 목적으로 집을 매입했는데 기존 세입자가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해 실거주를 못하는 경우 등 계약 갱신 청구권과 관련된 갈등이 많이 빚어졌다.

특히, 세입자 입장에서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거절당했을 때 임대인의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재판까지 가야 하고, 전세난이 심화해 비슷한 전세 매물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까지 겹쳐 집주인이 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불합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7 윤석열 정부가 임대차 3법 폐지 대신 개선을 택한 이유는

윤 정부가 당장 임대차 3법을 폐지하는 대신 점진적 개선에 무게를 실은 것은 무엇보다 집권 초기 ‘여소야대’ 국면에서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게 어렵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168석이라는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임대차 3법이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여야 합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2020년 7월에도 압도적 의석수를 기반으로 임대차 3법을 단독 처리한 바 있다. 또 임대차 3법을 당장 폐지할 경우 주택시장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8 임대차 3법 개정 내용은

새 정부는 기존에 밝힌 ‘임대차 3법 전면 폐지’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서 법안과 관련한 보완책을 우선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 등을 상대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시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시행하겠다는 취지다. 자발적으로 계약 기간을 연장하거나, 임대료를 시세보다 낮게 올리고,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는 임대인에 한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해 임대차 시장의 안정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부활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정부는 지난 2020년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폐지했지만, 새 정부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 대한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부활시켜 임대료 인상을 일정 기준으로 제한하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감면이나 배제 등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9 개정 시 향후 절차 및 시행 시기 등

민주당이 주도한 임대차 3법 개정안에 포함된 계약 갱신 청구권 제도는 2020년 7월 31일부터 시행돼 올해 7월말이면 시행한 지 2년을 맞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계약 갱신 청구권이 8월부터 만료된 이후 세입자들이 새 계약에 나서는 과정에서 전셋값이 다시 폭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윤 정부가 임대차 3법 개정을 추진한다면 적어도 8월 이전에 진행돼 법이 시행돼야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정부의 임대차 3법 개정이 실제로 진행되면 일반적인 법률안 개정 절차를 거치게 된다. 국회에서 임대차 3법 개정안이 발의된 뒤 법안의 체계, 자구 심사 및 법률 검토를 맡는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 여야 간 이견을 조율해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 표결 처리 수순을 밟는다. 이후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하면 법은 시행된다. 9월 정기국회 전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할 수 있지만,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 시장 우려 및 전망은

부동산 업계에서는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입장을 고려할 때 당장 법 개정이 쉽지 않아 큰 폭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임대차 3법과 관련해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는 했지만 시행령 등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계약 갱신 청구권 도입 2년이 되는 오는 7월 말부터 갱신권이 소진된 신규 계약 물건이 나오면서 세입자의 보증금과 임차료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규 계약은 시세 수준으로 전셋값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집주인이 계약 갱신 청구권을 염두에 두고 향후 4년간 시세를 선반영해 가격을 책정할 경우 예상보다 전셋값 상승 폭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한 터라 2년 전과 비교하면 임차료 부담은 훨씬 클 전망이다.

이승주·박정민·최지영 기자
e-mail 이승주 기자 / 산업부  이승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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