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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안 인터뷰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11일(水)
“살아있는 권력에 취약한 건 경찰… 수사기관 늘면 대통령 권한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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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서경대 사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수완박 법안 통과로 서민들이 경찰과 접하는 대부분의 민생 사건에서 경찰에 대한 사법 통제가 약해져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 현안 인터뷰 -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

檢 직접수사는 전체 사건의 1%
99%는 경찰 접하는 민생사건
경찰 능력 높다해도 편향 우려
검사의 필터링 기능은 상실돼
무전유죄·유전무죄 세상될수도

‘검수완박’처리 절차상에 문제
헌재서 위헌 선언 가능성도 있어
檢, 경제·부패 수사만 남았지만
‘등’ 항목 적용하면 제약 적을듯
중수청, 합의 어려워 못만들 것


인터뷰=김충남 기자, 정리=장서우 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검사의 직접 수사는 전체 사건의 1%밖에 안 되고, 나머지 99%는 국민이 현장에서 경찰과 접하는 서민, 민생 사건입니다. 권력화한 경찰을 사법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 법안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사실상 ‘경찰 국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정웅석(61)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서경대 사회과학대학 교수)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법안을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개혁”이라는 게 정 회장의 진단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 종결권을 가진 경찰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지 말지를 결정하면서 그동안 검사가 해오던 기소권자 역할을 하게 됐다”며 “불송치하면 검찰 보완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사건이 묻히게 돼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검찰의 사법 통제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민주당은 검수완박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선 후보 등을 겨냥한 수사가 차단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는 오판이라고 단언했다. 계급정년제 등으로 ‘살아 있는 권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경찰이 오히려 윤석열 정권에서 구여권 수사를 더 세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중대범죄수사청 등으로 수사기관이 늘어날수록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의 권력만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다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정 회장과의 인터뷰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서경대에서 진행됐고, 추가로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 산하 수사권조정자문위원회를 시작으로 지난 정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 이르기까지 20여 년간 검찰개혁 업무와 논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온 이 분야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검수완박 법안 위헌성 논란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청구된 권한쟁의심판 소송 등의 승소 가능성은.

“헌재에는 현재 권한쟁의심판과 위헌법률심판이 청구됐다. 권한쟁의심판에서는 법무부 외청인 검찰청이 청구 당사자 적격성을 갖췄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위헌법률심판은 공포된 법률이 위헌이냐가 쟁점이다. 최초 민주당 개정안은 검사의 영장 청구 조건을 삭제해 위헌성이 높았는데, 이후 그대로 놔뒀다. 그래서 위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다만, 법안 처리 절차와 과정에서 공청회를 안 거친 점, (위장 탈당 등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킨 부분, 본회의에서 바로 투표한 점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가 심의될 것이다. 중대한 절차 위반으로 본다면 법률의 위헌이 선언될 수 있다. 그러면 법 효력이 바로 정지된다. 헌재가 헌법 불합치를 선언하고 언제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할 수 있다.”

―6·1 지방선거에서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검찰 수사권 박탈을 국가 안위에 관한 부분으로 넓게 본다고 해도(국민투표 요건이 된다 해도) 과연 국민투표로 국회에서 표결한 법안의 효력이 사라지느냐에 대해 헌법학자들의 논의가 많이 있는 것 같다. 국민 과반수가 법안을 반대하면 선언적 의미는 있을 수 있지만 효력 정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할 중수청 설립,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중수청을 만들지 못할 것 같다. 누가 중수청장을 임명할지에 대한 협의가 쉽지 않고, 조직을 어디에 둘지는 절대 합의가 안 될 것 같다. 법무부 산하로 한다면 다수당(민주당)이 절대 찬성 안 할 것이다. 또 중수청장 임명에 다수당의 입김이 들어가면 윤석열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본다.”

―검찰 직접수사 범죄가 기존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2개(부패·경제)로 줄었는데, 시행령으로 수사 범위를 넓힐 수 있나.

“검찰청법 개정안 제4조1 가목이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바뀌었다. ‘등’을 놓고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어디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느냐가 논란인데, 부패의 정의를 넓은 범위로 잡을 수 있다. 사실 시행령은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공포하면 아무 제약이 없다. 경찰의 불송치에 대한 이의신청 사건을 검찰이 보완 수사할 때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는데, 동일성에 대한 정의도 구체화해서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민주당이 애초 생각했던 입법 의도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맞는가.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사건이 터지면 누가 범인인지를 공소 제기 전에 확정한다. 검사가 경찰을 이용해 진실을 찾아가는 시스템이다. 또 검사가 법리적 관점에서 따져 보고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법률에 따라 기소한다. 검사가 사건의 주재자로서 수사 및 기소를 같이하므로 당연히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지 않는다. 영미법계 미국에서는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다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중범죄의 경우 검사가 대배심(grand jury·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해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함) 전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협력해 수사하기 때문에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수사와 기소를 다 한다고 볼 수 있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무엇이 문제인가.

“영미법계든 대륙법계든 검사는 모두 기소권을 갖는다. 이번에 통과된 법에는 ‘수사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돼 있다. 그런데 검사에게 공소 제기뿐 아니라 재판에서 공소 유지도 못하게 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큰 사건의 경우 수사에 관여하지 않은 검사가 공판에 들어가면 피의자가 선임해 수사 단계부터 관여해 온 로펌의 전문 변호사와 법리 싸움이나 사실관계 규명에서 대등하겠는가. 치열한 다툼이 있을 때 로펌 변호사가 백전백승한다. 예컨대 론스타 사건의 경우 변호인이 30명 들어왔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검사가 이길 수 없다. 경제, 금융, 국제 사건의 경우 수사를 담당한 검사가 공소 유지에 관여하지 못하면 필패다. 가진 자, 힘센 자, 유력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사람만 좋은 세상이 된다. 전형적인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된다. 아울러 법안에 따르면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관련된 사건을 검사가 직접 수사한 경우 그 사건의 공소 유지를 할 수 있느냐도 앞으로 논란이 될 것이다.”

―법안이 국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경찰이 사건의 송치, 불송치 여부를 결정해 기소 가능한 범죄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국민이 법률 전문가인 검사에게 다시 한번 사법 판단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99%가 일반 민생·서민 사건인데 수사 과정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국가로부터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그동안 고소·고발 사건을 경찰이 수사한 뒤 전건(全件)을 송치하면 검사가 한 번 더 걸러 주는 역할을 해줬다. 이런 장치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형사소송법에는 경찰의 부당한 불송치 결정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가진 자, 돈 있는 자만 변호사를 선임해 국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선임할 수 없는 서민은 결국 경찰이 판단한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총론으로 평가하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혁돼야 하는데, 아무것도 도움된 게 없다고 본다. 1%도 안 되는 검찰 특수수사가 문제라면 수사권을 경찰에 넘기고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를 제대로 하면 됐다. 그런데 정권을 잡은 후 오히려 조국 교수(전 법무부 장관)와 함께 특수부를 살리고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약화시켰다. 전 정권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칼이 조 교수에게 오니까 언제든 나에게도 올 수 있구나 하는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특수부 축소와 민생 사건 지휘권 문제가 맞물리면서 경찰에 권한을 밀어 주는 어정쩡한 타협을 했다. 민주당에서 법안을 주도한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는 선거 범죄와 공직자 범죄 2개에 대해선 검찰 수사를 틀어막았다. 적어도 다음 총선까지는 공직자, 선거범죄에서는 기소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경찰은 검찰로부터 중대범죄수사를 이관받아도 수사 역량이 충분하고, 지금도 검찰의 사법 통제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받을 것이라고 반박하는데.

“경찰에 대한 사법 통제가 왜 필요한가. 설령 경찰 능력이 검찰의 10배라 하더라도 확증 편향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 사건은 경찰이 수사하니까 제삼자가 객관적으로 한 번 더 검토해 주는 게 필요하다. 검찰이 한 번 더 스캔하는 건 국민의 자유와 인권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지 경찰 능력이 더 뛰어나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또 경찰은 정보를 갖고 있는데, 정보와 수사를 모두 갖고 있는 나라는 없다. 미국도 FBI, 중앙정보국(CIA)으로 수사와 정보가 다 분리돼 있다. 현재 우리 경찰은 정보, 치안, 수사, 사실상 송치 여부를 포함해 기소권까지 다 갖고 있는 셈이다. 정보와 수사가 결합되는 것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다.”

―바람직한 형사사법 체계는 무엇인가.

“수사기관을 많이 만들수록 치열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수사의 총량을 늘리면 안 된다. 범죄의 총량을 줄이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수사기구의 권한을 확대할수록 그만큼 국민의 피해로 돌아온다. 무서운 건 강제 처분이 있는 수사권이지 기소권이 아니다. 영장을 신청해 대인적, 대물적으로 강제 처분하는 권한이 무서운 것이다. 이 수사권을 어떻게 사법적으로 통제할 것인가, 검찰에 있든 경찰에 있든 강력한 수사권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가.

“법안이 개정됐어도 검사는 부패·경제 2개 범죄에 대한 직접수사권, 보완수사권 등 여전히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와 검찰과의 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는 수단이 꼭 필요하다. 그게 검찰 인사제도의 공정성이다. 검찰총장추천위원회, 검찰인사위원회에 대한 청와대 입김을 배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 특히 검찰총장에게 인사권을 주되, 검찰 견제와 통제는 감찰과 예산으로 해야 한다. 법무부와 대검으로 나뉜 감찰권을 법무부로 통일해 제대로 검찰을 견제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개별 사건의 수사 지휘권은 폐지해야 하는가.

“폐지해야 된다. 법무부 장관을 통한 수사 지휘권이 실질적 통제보다는 청와대의 의사를 전달하는 도구가 됐다. 이런 통제 장치를 둔 나라는 독일하고 일본밖에 없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문제가 있어 폐지했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개별 사건을 굳이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가 있겠는가. 범죄 엄단 지시 등 일반적 사건 지휘는 장관이 당연히 할 수 있다.”

―윤 대통령 공약 사항인 검찰 예산 독립 문제는.

“검찰총장이 국회에 가서 얘기하고 예산을 따기 위해 딜을 해야 한다면 그 과정에서 정치적 외압이 있을 수 있다. 검찰이 일차적 예산 독립권을 갖고 법무부를 통해 예산을 따오는 방식이어야 한다. 검찰이 예산을 짜서 법무부 승인을 받으면 된다.”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 후보자가 전 정권에서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던 이유는 검찰을 정치권 압력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본다. 한 후보자도 이제 대통령의 의지를 받드는 게 아닌, 법무부를 정의를 위한 기관, 국민을 위한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상설 특검 활용 가능성은.

“법무부 장관은 상설 특검을 통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한 후보자가 본인이 필요하다면 권한을 안 쓰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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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전남 광주 출생 △연세대 법학 학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석·박사 △서경대 사회과학대 법학과 교수 △서경대 사회과학대 학장 △대검찰청 검찰개혁추진위원회 위원 △대검찰청 형사정책자문위원회 위원 △4차산업혁명 융합법학회 부회장 △한국형사소송법학회 7∼8대 회장
e-mail 김충남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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