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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 남자의 클래식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12일(木)
20명의 자녀를 둔… 고단했던 ‘음악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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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바흐

10명은 성년 되기 전 죽어
10명의 생계 짊어진 家長
브란덴부르크협주곡 등은
가장 행복했던 때에 작곡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며 음악사의 최정점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후대의 명성과는 다르게 생전의 바흐는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내야 했던 음악 노동자였다. 또 다른 아버지의 이름으로, 바흐에게는 무려 20명의 자녀가 있었기 때문이다.

1707년 바흐는 6촌 누이인 마리아 바르바라와 결혼해 5남 2녀를 낳았다(훗날 장남인 빌헬름 프리데만과 차남 카를 필립 에마누엘은 훌륭한 음악가가 된다). 1720년 바흐는 당시 모시고 있던 레오폴트 후작과 함께 칼스바트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그가 여행으로부터 돌아왔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비탄에 빠진 네 명의 자식과 아내 바르바라의 싸늘한 주검이었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에도 바흐는 그저 슬픔에만 빠져있을 순 없었다. 바흐는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살아내야만 했다. 그 이듬해 16세 연하의 궁정가수 안나 막달레나 뷔르켄과 재혼해 13년간 또 13명의 자식을 얻게 된다. 안타깝게도 자식 20명 중 10명은 성년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럼에도 바흐는 10명의 자식을 먹이고 공부시켜야 하는 고된 가장의 삶을 살았다.

오르가니스트에서 궁정악장으로 또 교회의 음악감독으로, 돈벌이와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바흐는 이 도시 저 도시를 옮겨 다니며 그 어떤 고된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바흐가 37세부터 27년간이나 칸토르로 봉직했던 라이프치히에서의 업무는 그야말로 살인적이었다. 바흐는 라이프치히의 주교회인 성 토마스 교회를 비롯해 4개의 교회에서 음악 총괄 감독을 맡아야 했고 매주 교회에서 연주될 칸타타(예배를 위한 성악곡)와 성금요일에 연주할 수난곡들을 작곡해야만 했다. 또 교회 부속학교의 음악 교사로서 소년 합창단을 지도했고, 라틴어 교사 역할까지도 감당해야 했다. 그리고 마을에 결혼식이나 장례식이라도 있을 때면 과외 수입을 올리기 위해 오르간을 연주하러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런 바흐의 인생에도 돈 걱정 없이 새로운 악상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라이프치히의 칸토르로 부임하기 전, 쾨텐에서였다. 그곳에서 바흐는 행복했다. 쾨텐의 레오폴트 공은 칼뱅파였기 때문에 바흐는 루터파에서처럼 예배를 위해 많은 교회음악 작품을 써내야 하는 압박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급여도 나쁘지 않았던 데다 음악을 사랑했던 영주 레오폴트 공은 바흐를 끔찍이 아꼈다. 이 시기의 바흐는 종교음악이나 교육적인 음악 대신 다양한 형태의 독주곡과 실내악, 그리고 이전에 시도되지 않았던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다. 이 시기 대부분의 작품은 시종 자유로움과 활기로 가득 차 있고 악상은 고상하며 악곡은 열정적이고 화려하다. 바흐가 가장 행복했던 쾨텐 시절 남긴 대표작으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 ‘무반주 첼로 모음곡’ ‘평균율 클라비어 곡 집 제1권’ ‘인벤션’ 등이 있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1721년 바흐가 이전에 완성해 놓은 협주곡 작품들 중 6곡을 정서(淨書)해 부란덴부르크의 후작 크리스티안 루드비히에게 헌정 한 작품이다. 6개의 협주곡으로 이루어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바흐가 남긴 협주곡들 가운데서 최고 걸작일 뿐 아니라 ‘합주 협주곡(Concerto grosso)’이란 유형으로 분류되는 모든 협주곡 가운데서도 최고의 마스터피스로 평가받고 있다. 합주 협주곡이란 지금의 솔로 독주 악기와 합주악기들의 조합인 ‘독주 협주곡’ 형태와는 달리 독주 악기 군과 합주 악기 군으로 구성된 형태이다. 바흐가 당시 사용가능했던 모든 악기들(호른, 트럼펫, 쳄발로, 리코더 등)을 총 동원해 이전에는 없었던 다양한 형식과 스타일을 시도한 작품이다. 탐구정신에 의해 이뤄진 독창적이고도 새로운 융합은 바흐 특유의 대위법과 화성 감각이 더해져 극치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보이저 2호에는 혹시 마주칠지 모르는 외계 지적 생명체에게 우리 지구를 소개하기 위한 내용의 음악들이 실려 있는데 그 중 첫 번째 음악이 바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2번 1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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