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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신우 논설고문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13일(金)
활개 치는 이재명, 고개 숙인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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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욕설 파문과 비리 의혹투성이
이번엔 갈채 받으며 의원 도전
정치인의 기준 무너뜨릴 정도

기업인에 대해선 가혹한 잣대
묵시적 청탁에다 선택적 혐의
국민 생각 바꿔야 나라가 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직업을 차별하면 안 되겠지만, 대한민국에서만은 절대로 기업인을 꿈꾸면 안 된다. “보이스 비 앰비셔스.” 정치인이 돼야 한다. 그래야 보람찬 인생이 펼쳐진다.

이 고문은 누가 봐도 매우 불투명한 과거 경력을 갖고 있다. 형수에 대한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나, 친족의 모녀 살해 사건을 변호하고 이를 합리화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더 심각한 것은 개인의 도덕적 흠결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장 시절과 연루된 비리·부정 의혹이다. 성남시 대장동과 백현동 판교 아파트 개발을 둘러싼 자금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사건 등은 이미 감사원의 수사 요청과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이뤄지고 있다. 부인의 법인카드 플레이는 넷플릭스를 뛰어넘는 대박 드라마였다. 다른 나라에서 이런 정도의 비리나 도덕적 의혹을 받는 당사자라면 일찌감치 정치 생명이 끊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는 끄떡없다. 심지어 대통령 선거에 나가 수많은 국민의 지지와 갈채까지 받았다. 이번에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도전한다. 도대체 한국민이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도덕과 법의 수용 기준은 뭘까.

반면, 한국인의 윤리적 감성이 유별나게 작동하는 분야가 있다. 기업인에 대한 가혹한 태도다. 아무리 작은 잘못인들 용서가 없다. ‘기업인 책임 만물설’인 셈이다. 최근에는 불행히도 이재용 부회장이 그 희생양이 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부당합병 의혹 관련 재판은 끝이 어딘지 모를 지경이다. 무려 5년이 지난 2020년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를 권고했음에도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도 계속되는 중이다. ‘묵시적 청탁’이라는 국정농단 사건도 있다. 이 때문에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가석방 중이다.

먹는 것 갖고 뭐라 하면 안 된다지만 삼성 직원 식사를 책임지는 삼성웰스토리 부당 지원 혐의도 심상치 않다. 이를 통해 가업 승계용 실탄을 확보하려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선택적 혐의’를 적용했다. 구체적 증거는 물론이고 행위들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할 만한 정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이런저런 명분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 5년간 120번 이상 법원을 들락거렸다. 재판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6∼7시까지 이어지는 날이 대부분이다. 말이 120번이지, 이 정도라면 기업 경영에서 손을 떼라는 묵시적 압박과 다를 바 없다.

한국 사회, 아니 정치권이 이토록 기업인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려는 복심은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 때문일까. 2018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했던 “삼성의 지난해 순이익이 60조 원인데 이 중 20조 원만 풀면 200만 명한테 1000만 원을 더 줄 수 있다”는 발언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과잉 반응이라고 치부할지 모르나 나름의 이유가 있다. 2006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자 사죄의 의미로 8000억 원을 조건 없이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했다. 지금 돈으로 1조 원을 훌쩍 넘는다. 하긴 사회라고 했지, 어떤 사회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자기네만이 사회를 구성한다고 주장하는 집단도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지금 그 돈과 조직이 어떻게 쓰이고 운영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재단 이사장이 한명숙 전 총리와 인연이 있으며, 이사 중 한 명은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사건으로 복역했다는 정도다. 정작 삼성 측의 입장은?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다”는 것뿐이다. 대한민국 정치권이 이런 식으로 기업과 기업인을 다루니, 보고 배우는 북한 정치일꾼이야 오죽하겠나. 2018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이라는 이름으로 끌려간 기업인들에게 빈손으로 왔냐는 투로 빈정거렸다.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기업인은 21세기 국운을 건 경제전쟁의 전사라는 말을 백번 외친들 뭐하겠는가. 중국의 마윈(馬雲)과 알리바바를 그냥 남의 일로 치부할 처지가 아니다. 그래 맞다. 우리는 지금 ‘중국몽’을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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