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데뷔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세가지 ‘협치 과제’ 제시

3대 개혁·소상공인 지원 추경
국무총리 국회인준 협력 요청
“바이든과 공급망 협력 논의”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은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게 된다”며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지속가능한 복지 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쟁력을 제고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노동개혁, 우리 학생들에게 기술 진보 수준에 맞는 교육을 공정하게 제공하려면 교육개혁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저는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주의는 국정 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이라며 “법률안,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경안에 대해서는 “민생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른 시일 내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 진단검사비와 입원 치료비 등 3조5000억 원, 일상 복귀를 위한 먹는 치료제 및 병상확보에 2조6000억 원, 물가 등 민생 안정에 3조1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최대 585만 명에게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지급 △저소득층 4인 가정 227만 가구에 최대 100만 원 한시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에너지 바우처와 소득안정자금 지원 등이 포함된다. 그는 “우리 국민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웃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피해는 기꺼이 감내했다”며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설 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 통과를 암시하듯 “추경안뿐 아니라 다른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시정연설 전 여야 지도부와 만나 한 후보자 국회 인준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협치와 국정운영을 위해 이분이 총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민주당 지도부는 특별히 이에 답하지 않았다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북한은 날이 갈수록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하면서 핵무기 투발 수단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인도 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