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릴 수밖에 없는 경찰…“물리력 사용 잘못되면 개인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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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05-1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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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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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 인천지역 경찰들 상대 연구 논문
심리적 위축·부정적 조직문화가 적극적 대응에 부정적 영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테이저건. 문화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인천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해 벌어진 흉기난동에 경찰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경찰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의 경찰들을 대상으로 면접 연구를 진행한 결과,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해 범죄 현장에 적극 대응하기에는 심리적·조직적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6일 황정용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조교수의 ‘경찰의 물리력 수단 사용 기피원인에 관한 분석’ 논문에 따르면, 현장 경찰이 범죄현장에 대응하면서 테이저건이나 권총 등의 물리력 사용을 기피하는 이유로 심리적 요인과 조직문화 영향이 꼽혔다. 황 조교수는 경찰 조직 내 물리력 수단 사용 기피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점에 대해 “그 원인을 소극적인 경찰관 개인에 한정할 수는 없다”며 “물리력 사용에 대하여 형성된 조직의 대응절차와 구성원 인식 등 조직문화,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여론과 법적·제도적 장치 등 사회문화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조교수는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으로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진 인천의 현장 근무 경찰 26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심층 면접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경찰들은 민원이나 언론 등을 비롯해 ▲감찰 조사 ▲민·형사상 책임 ▲과잉대응 인식 ▲법적 면책 기반 불비 등의 이유로 무기 사용에 소극적이라고 답했다.

한 경찰관은 “국민신문고, 기관 홈페이지 등 다양한 통로로 민원이 제기되고 관련 언론 보도까지 겹치게 되면 해당 경찰관은 각종 구설수에 오를 수 밖에 없다”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경찰은 검찰과 달리 언론보도에 민감하고, 조직이 직원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또 입직 경로, 계급의 차이로 인해 개인주의 성격이 강해 사건이 발생하면 ‘개인책임’ ‘각자도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황 조교수는 경찰관의 물리력 사용에 대한 조직 상부와 일선, 또 경찰 조직과 일반 시민 간의 인식 차가 크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물리력 사용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체계적인 감찰 시스템 속에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따져 보는 것이 맞는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경찰관이 법원 판단을 받을 때까지 정상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경찰 조직 차원의 법률지원을 확대하고, 물리력 사용 필요 여부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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