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표결뒤 정호영 거취 결정
‘협상카드’쓰지 않겠다는 의지
부결되면 총리대행 체제 연장
野 내일 의총서 당론 정하기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안 표결 이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 후보자 거취를 한 후보자 인준을 좌우하는 협상 카드로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총리 인준안 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감수하되, 인준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9일 “한 총리 인준안 표결 이전 정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거나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정 후보자 사퇴를 전제로 한 후보자 임명을 요구하는 거래는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총리 인준안이 부결되면 당분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총리 대행 체제를 연장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국회 인준 표결과 관련해 “(야당이) 상식에 따라 잘 처리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본회의 일정이 잡힌 뒤 정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고 보고 이러한 전략을 세웠다. 민주당 내에서도 6·1 지방선거를 의식해 한 총리 인준에 찬성하는 의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으론 한 후보자 인준안이 부결되더라도 그리 나쁠 게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킨다면 민주당이 ‘발목 잡기’ 프레임을 피할 수 없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자승자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해선 한 후보자 인준안 표결 이후 결정하기로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인준안이 가결될 경우 여야 협치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정치를 위해 대통령이 정 후보자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0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 인준을 위한 당론을 정할 예정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 상식에 따라 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한 후보자 역시 부적격이라는 입장이지만, 당 안팎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인준은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부적격하다”면서도 “대통령이 처음 출발하는 단계라는 점을 조금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결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이날 당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한 후보자 인준 반대를 우리 당의 공식 입장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희·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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