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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23일(月)
‘영화같은’ 데스노트, ‘연극적인’ 아이다 뮤지컬 연출 ‘劇과 劇’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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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엘(김준수)이 ‘키라’의 정체를 추리하고 있다.(왼쪽 사진·위)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야가미 라이토(고은성)가 ‘정의는 어디에’를 부르고 있다.(오른쪽·위)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아이다’ 중 ‘댄스 오브 더 로브(Dance of the Robe)’의 한 장면.(왼쪽 사진·아래) 뮤지컬 ‘아이다’에서 누비아 공주 아이다 역을 맡은 윤공주의 모습.(오른쪽·아래) 신시컴퍼니 제공

■ ‘매진행렬’ 뮤지컬 장면분석

- 데스노트
천장·바닥·관객 옆면까지 영상 활용한 입체감
슬로모션·화면분할 등 기법도

- 아이다
펄럭이는 돛 등 다양한 소품·무대장치 활용
조명 통한 섬세한 명암 대비 탁월


거리두기 해제로 마음의 빗장이 풀리면서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매진 행렬 중인 뮤지컬 ‘데스노트’와 ‘아이다’는 무대 연출 방식이 극명히 달라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조명을 적극 활용하고 쇼적인 느낌을 살린 ‘아이다’는 ‘연극적’이고, 입체감 있는 영상 효과로 관객을 현혹하는 ‘데스노트’는 ‘영화적’이다.

◇빛의 뮤지컬 ‘아이다’… 섬세한 조명의 활용 = 지난 10일 막이 오른 ‘아이다’는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김우형)와 포로로 잡혀 온 누비아 공주 아이다(윤공주), 라다메스의 약혼녀이자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아이비)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다. 2005년 한국 초연 이후 6번째 시즌을 맞은 ‘아이다’는 조명을 통한 섬세한 명암 대비가 돋보이는 ‘빛의 뮤지컬’이다. 한 무대에서만 900개의 고정 조명과 90대가 넘는 무빙라이트가 사용됐다. 1막에선 빨강, 파랑, 보라 등 원색 조명이 사용돼 현란한 느낌을 주는 반면, 2막에선 원색 조명을 자제했다.

대신 아이다와 라다메스, 암네리스 세 주역에 핀포인트 조명을 비춰 인물들의 감정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특히 1막에서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장면(‘Elaborate Lives’)과 2막에서 서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Written in the Stars’)에선 어두운 밤하늘 배경에 핀포인트 조명만을 사용해 낭만적인 둘만의 세계를 드러낸다. 둘이 포옹하면 각자를 비추던 핀포인트 조명이 합쳐져 보다 큰 원이 생기는데, 서로에 대한 감정이 커진다는 느낌을 준다.

라다메스 아버지인 조세르 부하들의 군무나 누비아 민중들의 춤, 암네리스의 ‘패션쇼’처럼 쇼적인 느낌을 주는 장면들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아이다의 전매특허 볼거리다. 막을 포함한 거대한 무대 소품들은 적재적소에 배치돼 무게감을 준다. 암네리스의 첫 등장 장면에선 거대한 욕조가 그려진 막이 무대 전면을 꽉 채우며 관객을 압도한다. 라다메스가 누비아에서 고국으로 귀환하는 장면에선 실제 돛을 펄럭거림으로써 스펙터클을 살렸다. 처음과 마지막의 배경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내부 모습 등도 실제 소품을 적극 활용해 실재감을 높였다. 8월 7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한다.

◇영화 같은 ‘데스노트’… 3면의 LED로 입체적 영상 부각 =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데스노트’는 사신 류크(강홍석)의 데스노트를 쥐고 악인들을 처단하는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고은성)와 천재 명탐정 엘(김준수)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다. 세 번째 시즌을 맞아 영상 연출에 공을 많이 들였다. 교실, 사신 세계, 시부야 거리, 테니스 코트, 폐공장 등 대부분의 공간 배경을 오로지 영상으로 구현했다. 무대 전면만 활용하는 보통의 뮤지컬과 달리 무대 천장과 바닥, 양 옆면까지 3㎜ LED 1380장을 깔고, 전면에 1대, 양 측면에 각 1대씩 설치된 초고화질 레이저 프로젝터는 이 LED 패널로 빛을 쏘아댄다. 영상을 배경으로 배우들이 움직여도 어색하지 않은 것은 조명의 섬세한 활용 덕분이다. 총 6t의 조명타워 오토메이션 전환으로 영상과 실물 간 이질감을 줄였다.

LED 패널에서 펼쳐지는 영상은 특수효과가 사용된 영화나 가상현실(VR)을 보는 듯한 입체적인 느낌을 부여한다. 배우들은 무대 위가 아닌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듯하다. 특히 라이토가 데스노트의 효과를 알게 되는 장면은 ‘매트릭스’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비가 내리는 밤거리, 바닥엔 물방울이 튄다. 라이토는 뉴스에 나오는 납치범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쓰고, 40초 후 납치범이 죽었다는 뉴스를 본다. 순간 비가 멈추고 거리를 걷던 군중들의 동작이 잠시 정지된다. 이내 조명이 꺼지고 라이토는 ‘데스노트’ 넘버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소용돌이치는 장면 전환과 급격한 스톱 모션이 슬로 모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오직 날카로운 ‘선’만 무대 구역을 분할해 영화의 화면 분할을 연상케 하는 장면도 눈에 띈다. ‘비밀과 거짓말’ 장면에선 레이저 선으로 라이토의 방, 엘의 은신처, 경찰본부 등을 나누고, 세 인물은 각자의 공간에서 동시에 노래를 부른다. 라이토와 엘의 심리전이 극대화되는 테니스 코트 장면에선 영상으로 그려진 코트가 360도 회전하고 둘로 쪼개지며 마치 무대 자체가 돌아가는 듯한 착시를 유발한다. 라이토와 엘은 영상에 맞춰 서로의 위치를 바꿔가며 ‘놈의 마음 속으로’를 부른다. 실제로 무대가 360도 돌아갔던 이전 공연에 비해 두 사람의 대결에 보다 집중할 수 있어 긴장감이 배가 됐다. 지난달 1일 개막한 ‘데스노트’는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내달 19일까지 예정된 충무아트센터 무대 이후에 7월 1일부터 8월 14일까진 예술의전당에서 연장 공연한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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