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받는 韓·美정상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방문해 한·미 장병들로부터 임무 수행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확장억제 수단으로 核 첫 명시

내년 완성 목표로 작계 작성중
北핵탄두 발사체 이동·발사 등
구체적 단계 따라 대응책 마련
北核대비 한미훈련도 도입될듯

지난 21일 한·미 정상이 내놓은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수단(전력) 중 하나로 ‘핵’이 처음으로 명시됐다. 한·미 정상이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공식 천명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선제 핵 사용’ 공식화 선언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이에 따라 한·미가 추진 중인 새로운 작전계획에 확장 억제 액션플랜을 구체화해 미국 핵우산 신뢰성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맞춤형 억제전략’에 기반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4D작전(탐지·결심·격퇴·방어)’ 개념을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북한의 전술핵이 실제 사용 가능한 운영단계에 진입했다는 판단에 따라 한·미는 지난해 12월 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제의로 작전계획 5015를 대체할 새 작전계획을 작성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는 전략기획지침(SPG) 승인 후 올 3월 전략기획지시(SPD)에 서명하고 내년 완성을 목표로 한미연합사의 새 작전계획을 작성 중이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한·미 동맹 차원에서 핵 및 재래식 전력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맞춤형 통합 억제(Tailored Integrated Derrence)’, 핵 및 재래식 전력의 통합 및 다영역·전장영역 간 통합을 강조한 새 ‘맞춤형 억제’ 개념을 제시한 바 있어 새 작전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이 전술핵무기 등을 실제 사용하려 하는 상황에 맞춰 핵탄두 탑재 발사체 이동 및 발사 단계별로 나눠서 핵전쟁을 가정한 새 작전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며 “작전계획 완성 후 작전계획 실행을 위한 지휘소연습(CPX), 실기동훈련(FTX) 방식과 범위를 정하고, 작전계획 훈련을 보장할 전략수단에 대한 군사력 소요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6년 12월 출범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1월 후 중단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재가동하면 구체적인 핵전쟁 시나리오별 단계적 대응 방식이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와 그 주변의 연합연습 및 훈련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한다’고 밝힌 대목도 주목된다. 2018년 이후 4년간 중지됐던 대규모 FTX의 올 하반기 재개는 물론, 새 작전계획 수립에 맞춰 북한 전술핵 사용 실질적 위협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별 ‘핀포인트’ 연합훈련 등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정부 때 거론됐던 민감한 한·미·일 군사 공동훈련은 거론되지 않았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