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대통령실 ‘경제안보대화’ 정례 채널 구축… 국방조달협정 논의 시작에 방산업체도 기대감

안보동맹을 기술동맹으로 확대
내달 美주도 공급망 회의 참여
방산 수출 ‘할증 페널티’ 사라져

한·미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기존의 안보동맹을 경제안보 사안까지 다루는 기술동맹으로 확대하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경제안보대화’를 정례적으로 갖기로 했다.

또 양국은 방위산업(방산)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 논의를 개시하기로 하면서 한국 방산업계를 중심으로 세계 최대 수출시장 진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한 대통령실 설명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 성과로 한·미 NSC 경제안보대화를 출범시키며 전략적인 협의 채널을 구축했다.

최근 경제안보 사안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을 반영해 양국이 최고위급인 대통령실 차원에서 긴밀히 소통하는 창구를 연 것이다. 한·미는 기존에 해오던 경제협력 수준 이상으로 반도체 공급망과 2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공조를 포함한 기술동맹 핵심 의제를 이 채널을 기반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정부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 주도 공급망 장관회의에 참여해 상호 공급망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양국의 ‘조기경보시스템’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정보 공유 방안도 논의한다. 이날 일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선언으로 시작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 워크(IPEF) 성과 가시화를 위한 한·미 공조도 이 채널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한·미가 방산 분야에서 RDP 체결 논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꼽힌다. 국내 방산업계에서는 RDP가 체결되면 탄약·부품 등 저부가가치 품목 수출에서 완제기, 유도 무기 등 고부가가치 완제품 수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출용 장갑차인 ‘레드백’ 등을 개발한 한화디펜스, 미 록히드마틴과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 골든이글’을 공동 개발한 경험이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대미 수출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현재 무기 도입 사업 시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 희망 업체에 대해 ‘미국산 우선 구매제도(Buy American Act)’를 적용하고 있다. 조달대상 제품 원가에서 미국산 구성품이 전체 구성품의 55%를 넘어야 미국산으로 인정하고, 이를 넘지 못하면 50% 금액을 할증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제품이 할증 페널티를 받아야 해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불리했지만 RDP가 체결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