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법정 공방’ 조니 뎁·엠버 허드…엇갈리는 여론

뎁 “술병 맞아 손끝 잘려” 주장에 의사 “개연성 떨어져”
여론조사선 ‘양쪽 다 진실’‘양쪽 다 거짓’ 극과 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엠버허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법원에서 열린 조니 뎁과의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해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AP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과 앰버 허드의 명예훼손 법정 공방에서 뎁이 ‘아내가 던진 술병에 맞아 손가락 끝이 잘려나갔다’는 주장을 내놓자 허드 측 증인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이미 이혼 절차를 밟은 이들의 진실 공방은 현지 여론을 더욱 헷갈리게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 재판에서 허드 측 증인으로 나선 외과의 리처드 무어 박사는 뎁의 손가락 부장 주장에 대해 “뎁의 설명은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뎁이 주장하는 손가락 부상은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3월 뎁은 허드가 던진 보드카 병에 맞아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허드는 그 상처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고 맞서고 있다. 또 허드는 그 사건이 일어나던 날 뎁이 약물·술에 취한 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처인 배우 엠버 허드와의 명예훼손 재판으로 인해 2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법원에 출석한 배우 조니 뎁이 재판 중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AP

뎁이 주장하는 손가락 부상과 관련해 무어 박사는 뎁의 손톱이 멀쩡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뎁의 설명대로 손바닥을 아래로 댄 채 병에 맞은 것이 사실이라면, 손톱이 손상됐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이날 허드의 정신과 의사도 증인으로 출석해 뎁의 약물·알코올 의존성과 가정폭력 성향에 대해 지적했다. 데이비드 슈피겔 정신과 전문의는 뎁에 대해 “협박, 가구 등 기물파손, 거울이나 벽에 글을 쓰는 행위, 가구에 혈서를 남기는 등의 (뎁의)행위 모두 폭력 성향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뎁이 5분만 지나도 단어 3개를 기억하지 못하고, 이런 기억력 문제는 뎁의 연령대를 고려했을 때 통상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약물·알코올의 영향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2009년 영화 ‘럼 다이어리’를 촬영하면서 만나 2015년 2월 결혼했지만, 15개월 만에 헤어졌다. 허드는 2018년 워싱턴포스트(WP)에 가해자가 누군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뎁은 이런 글이 명백한 거짓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000만달러(약 61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에 허드는 뎁을 상대로 1억달러(1226억 원)을 청구하는 맞소송에 나선 상태다.

한편 두 사람의 지루한 법정 공방에 현지 여론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미국에서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성인남녀 9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둘 중 누가 진실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24%는 양쪽 다 진실을 말한다고 평가했고, 18%는 양쪽 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어느 쪽도 확실하지 않다는 응답이 25%였다. 어느 쪽으로도 확실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셈이다. 뎁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응답은 28%였으며. 허드라고 답한 응답자는 6%였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