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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2년 05월 25일(水)
작계5015 ‘핵 균형’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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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만남은 한국에 절실한 안보 사안들과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에 필요한 사안들을 두루 담아낸 균형적인 회담이자 윤 대통령의 성공적인 첫 정상외교였다. 안보를 넘어 경제·기술·반도체·보건을 포괄하는 전략동맹을 지향하기로 한 것도 좋았고, 전임 정부의 친북·친중 기조로 소원해진 동맹을 복원해야 하는 시기에 연합 방위태세 강화, 연합훈련 정상화 등을 합의한 것도 소중한 안보 성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핵 대응에서는 아쉬움도 있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 핵우산을 포함한 확대 억제, 필요시 미 전략자산 전개 등에 합의했지만, 종래 표현을 반복한 것으로 눈덩이처럼 커지는 핵 위협에 대응하는 방향을 담아낸 건 아니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인민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서 “핵무력의 기본 사명은 전쟁억제지만 우리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다른 사명을 수행할 것”이라 했고, 군 수뇌부와 담화 때도 “핵을 포함한 모든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압·분쇄하겠다”고 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도 지난 5일 담화를 통해 얼마 전 윤 당선인과 서욱 국방장관의 ‘선제타격’ 발언을 반박하면서 “전쟁시 초기에 주도권을 잡고 타방의 전쟁의지를 소각시키는 것이 핵무력의 사명”이라고 했다. ‘대남 선제 핵사용 불사’를 선언한 것이다.

북한은 2006년 핵실험 직후 ‘동족을 겨냥하지 않는다’ 했고, 후에는 ‘미국 전쟁위협 억제용’이라 하다가, 2013년에는 ‘한국이 핵보유국인 미국과 야합해 맞설 경우 핵을 사용한다’는 취지의 조항을 포함한 ‘핵보유법’을 제정했다. 이번에는 최고지도자들의 입으로 대남 선제 핵사용 불사를 재확인했다. 즉, 국제사회의 견제를 피하고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겸손 코스프레’를 탈피해 핵무력 과시와 함께 공세적 핵독트린까지 내세웠다. 핵전략 이론상 핵을 사용 가능한 무기로 보지 않는 약소국형 ‘억제 전략’을 실제 사용을 전제하는 강대국형 ‘핵전투 전략’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며, 이는 제2의 6·25 발발시 바로 핵전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제는 북핵 대응에 있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은, 대북 유화 또는 강경 기조, 북한의 식량난이나 코로나 확산, 제재 등으로는 강력한 핵동기(核動機)에 중·러의 비호까지 받는 북한의 핵 행보를 중단시킬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 ‘핵 포기 설득’이라는 철 지난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핵 균형’을 통해 핵 도발이 ‘수지맞는 선택’이 되지 못함을 보여줌으로써 핵 위협을 상쇄·억제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대륙으로부터의 핵 위협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가 필요하다.

당장 핵 보유를 추구할 수 없는 대한민국으로서는 ‘3축 체제’ 구축을 통해 ‘선제·방어·응징’ 역량을 확대하는 한편 동맹의 핵 역량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 내 또는 인근 지역이나 해상에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하기 위한 한·미 간 협의, 핵우산 공약을 포함시키는 동맹 조약 개정, 북한의 핵 사용을 전제로 하는 ‘작계5015’의 개정 등이 시급해 보인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이런 변화의 방향을 담아내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앞으로 이어질 양국 간 전략 대화에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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