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빛’이었던 이 아이들…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텍사스 초교 총기난사 희생… 슬픔에 잠긴 美

얼마 전 시험서 올 A 받은 수재
이제 막 축구선수 꿈꾼 어린이
사연 전해지며 안타까움 더해

사살된 18세 고교생 총격범
평소 ‘얼굴에 칼로 상처’ 기행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4일 미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9명의 학생과 2명의 성인이 사망한 가운데 유족들이 아이들을 기리며 사진을 공개했다. 형제들과 춤추기를 좋아했던 하비어 로페스(10·왼쪽 사진)와 엄마의 ‘귀중한 천사’였던 테스마타(10). CNN·연합뉴스

“학교 끝나면 데리러 오겠다고 했는데….”

학생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24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고 이후 미국 사회가 슬픔에 잠겼다. 피어보지도 못한 채 유명을 달리한 열 살 난 아이들은 전 과목에서 ‘A’등급을 받으며 꿈을 키우거나 할아버지에게 이제 막 축구를 배우기 시작한, “가족의 빛”이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총격범은 학교에서의 따돌림, 가정불화 등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얼굴에 자해를 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 NPR 등에 따르면 전날 총기 참사로 목숨을 잃은 19명의 아이와 2명의 교사는 모두 같은 교실에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 사망한 렉시 루비오의 부모 펠릭스와 킴벌리는 “렉시는 매우 착한 아이였고, 운동으로도 학문적으로도 미래가 밝은 아이였다”며 “학교 끝나면 데리러 온다고, 사랑한다고 말했는데…이것이 작별인사가 될 줄 몰랐다”고 CNN에 말했다. 얼마 전 시험에서 전 과목 A 등급을 받은 수재였다고 한다. 하비어 로페즈 역시 “가족의 빛”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WP에 “생명으로 가득 찬 아이였고, 언제나 형제들과 활기차게 춤을 추곤 했다”고 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4일 미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아이들의 사진을 유족들이 공개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촉망받았던 렉시 루비오(10·왼쪽부터), 가족의 기쁨이었던 로젤리오 토레스(10), 지난 10일로 막 10세가 된 아메리조 가르자. CNN·연합뉴스

총격으로 숨진 교사 에바 미렐레스(44)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딸을 둔 한 가정의 엄마였다. 17년 차 교사로,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신망받는 교사였다. 유족은 “하이킹도 좋아했고, 오래 살고 싶다며 정말 많은 것을 했었는데 이렇게 가버렸다”고 허망해 했다. 아직 일부 학부모들은 자식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DNA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당국은 희생자 식별을 위해 부모들에게 DNA 샘플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는 어릴 때부터 언어장애로 인해 학교 내 따돌림을 당해왔다고 한다. 가정환경도 불우했는데, 초등학교 시절부터 라모스를 알고 지낸 한 인물은 “라모스가 얼굴에 칼로 상처를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재미있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김현아 기자